MB·오세훈표 5천억짜리 아리수 사업, 효과 '아리송'

서울시, 5000억 투입 개선노력 '막연한 불신'에 효과 못봐..병물 공급사업도 포기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서울 수돗물을 마시는 물로 만들겠다며 5000억원을 들여 의욕적으로 추진한 '아리수' 사업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확한 원인 파악 및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0일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이명박 시장 재임 시절인 지난 2007년부터 5000억원을 투자해 수돗물을 시민들이 안심하고 그냥 마실 수 있도록 하겠다며 '아리수 사업'을 시작했다. 서울시는 우선 수돗물의 질을 높이기 위해 서울 시내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6개 정수장에 개당 1000억원이 넘는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설치 중이다. 2010년 영등포정수장, 2011년 하남 광암정수장에 설치를 끝냈고, 2016년까지 나머지 구의, 뚝섬, 강북, 암사정수장에도 설치가 완료된다. 서울시는 또 오세훈 시장 시절인 2010년 시민들에게 좀 더 좋은 수질의 수돗물을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하겠다며 47억원의 예산을 들여 영등포정수장에 1일 8만병 생산 규모의 아리수병물 생산공장을 세웠다. '클래식' 음악을 틀어 놓으면 '좋은 물'이 만들어진다며 수천만원짜리 음향시설을 설치하기도 했다. 시민들의 의식을 바꾸겠다며 홍보 예산도 대규모로 투입됐다. 서울시는 2010년~2012년 10월까지 홍보사업비로만 모두 약 34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아리수시음부스 운영, 아리수생활정보안내, 인쇄물 및 영상물 제작, 아리수 인적네트워크ㆍ수돗물홍보협의회 운영, 수도박물관 운영 등 홍보와 수돗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개선에 힘썼다. 일단 수돗물의 질이 좋아진 건 분명해 보인다. 고도정수장치와 오존 처리까지 한 수돗물은 특유의 냄새와 맛이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1년 세계보건기구(WHO) 권장수준 155개 항목 수질검사에 합격했고, 2012년에는 미국의 수질 분석 기관인 UL과 NSF의 167개 수질항목 검사에서도 합격 판정을 받았다. 문제는 여전히 시민들이 수돗물을 잘 마시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서울시가 서울시민 2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2.8%만 수돗물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끓이지 않고 수도 꼭지에서 나오는 그대로 마셔된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이렇게 끓이지 않고 마시는 비율은 겨우 4.1%에 그쳤다. 아리수 음용률은 2010년 52.1%, 2011년 54.0%로 소폭 상승했으나 2012년 52.8%로 오히려 떨어졌다. '아리수'에 대한 인지도도 2010년 84.2%에서 2010년 77.3%, 2011년 76.8%로 매년 하락세다. 서울시민들의 음용률이 떨어지는 것은 소득 수준 향상에 따라 비싸더라도 몸에 좋고 맛있는 물을 찾게 된 소비자들의 변화가 기본적인 원인이지만, 툭하면 터지는 수돗물 관련 사고, 낡은 수도 인프라, 여전히 떨어지는 물맛ㆍ냄새 등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시 조사에서 수돗물을 마시지 않는 이유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 때문이라고 답한 사람이 28.9%로 가장 많았다. 이어 물탱크 등 낡은 수도관 때문이라는 사람이 20.7%, 냄새ㆍ물맛 때문이 16.4%, 녹물 등 이물질 때문이 12.9%, 상수원이 깨끗하지 않아서라는 사람이 12.2%, 부정적 언론보도 때문이 2.4% 등의 순이었다. 서울시는 또 야심차게 시작했던 병물 공급 사업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순 시장이 한때 지난해 일본 방문 당시 병물 사업장을 방문하는 등 가능성을 모색했지만, 일본마저 실적 저조로 사실상 포기하는 등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확인했고, 정수기ㆍ생수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상태에서 굳이 서민들이 먹는 것보다 질이 좋고 값 비싼 수돗물을 서울시가 세금을 들여 생산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국회에 제출한 수돗물 병물 판매를 위한 입법 작업이 여야 국회의원들의 반대로 사실상 무산된 것도 이유로 꼽힌다. 이로 인해 영등포 정수장 병물 공장은 현재 홍보용 및 긴급ㆍ해외 지원용 병물만 소수 생산하는 데 그치고 있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울시도 이같은 지적에 대책을 마련 중이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먹는 물에 대한 인식과 소비 욕구도 달라지는 등 환경이 많이 변화됐다"며 "물탱크 등 옥내 급수 환경을 개선하는 한편 염소 냄새 줄이기, 수돗물 음용 접근성 강화 등을 뼈대로 시민들의 수돗물 음용률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 오는 6월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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