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입주 후 장거리 출장에 따른 예산-시간 낭비 불거지자 뒤늦게 활성화 방안 내놔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세종시에 입주한 공무원들이 "잦은 업무 회의ㆍ협의 때문에 서울을 오가느라 시간ㆍ행정력은 물론 출장비까지 낭비하고 있다"고 볼멘 소리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정작 간단한 장비 하나만 갖추면 영성회의가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해 놓고서도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얼마든지 대안이 있는 데 '아날로그식' 대면 회의만 고집하면서 불평만 늘어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16일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12년 4월부터 개인용 컴퓨터에 웹카메라ㆍ헤드셋(시중가 5만원)만 설치하면 영상회의가 가능한 '행정협업 시스템'을 개발해 사용 중이다. 기관 간 PC 영상회의, 정부기관 공통 메신저, 기관 간 자료 공유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주요부처의 세종시 이전을 계기로 복잡한 절차나 회의실 예약 없이 PC에서 웹캠과 헤드셋 같은 장비만 갖추면 영상회의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하지만 이 시스템은 3월 말 현재 368명만 활용 중이다. 123명이 1,149회의 영상회의를 사용했을 뿐이다. 정부는 뒤늦게 "이 시스템은 박근혜정부의 화두인 '부처간 칸막이 제거'와 세종시 이전에 따른 비효율 극복의 도구로 적극 활용될 수 있다"며 각 부처 별로 앞다퉈 활용 계획을 내놓고 있다. 총리실은 국무총리부터 서면보고와 영상회의를 적극 시행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도 행정협업 시스템과 영상회의를 활용, 협업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전국에 소속기관이 흩어져 있는 부처에서는 기관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 행정협업시스템을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통계청의 경우, 대전 본청과 각 지방청 및 사무소 등 55개 기관 간에 연간 500여회가 넘는 회의를 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 시스템을 활용한 PC 영상회의로 대체해 연간 출장비 1억3000여만원, 출장일수 약 2751일을 절감할 계획이다. 통계청의 전체 출장비 및 출장일수의 거의 절반(46%)에 이르는 수치다. 보건복지부도 본부는 서울, 질병관리본부는 충북, 국립병원은 전국 8개소에 흩어져 있어 그동안 장거리 출장 등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5월부터는 주간 회의ㆍ월간 회의를 PC영상회의로 진행하기로 했다. 멀게는 소록도에서 서울까지 오가던 출장이 대폭 줄어들어 의료 서비스의 질적 향상까지 기대되고 있다. 안행부는 앞으로 업무처리시스템인 온-나라와 행정협업시스템을 통합해 접근 편의성과 협업기능을 대폭 강화한 '정부 통합 의사소통 시스템'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박찬우 안전행정부 제1차관은 "행정협업시스템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정부 3.0과 부처 간 칸막이 제거의 중요한 도구"라며 "이를 통해 부처 간 의사소통을 증진하고, 불필요한 비용과 시간 낭비를 줄여 궁극적으로 국민들에 대한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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