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까지 날아가는 무수단 미사일, 北 오늘 발사 가능성[아시아경제 김근철 기자, 신범수 기자, 양낙규 기자, 오종탁 기자]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현재 이미 사정거리 3000∼4000㎞의 무수단급 중거리 미사일(IRBM) 2기를 동해안으로 옮겨놓은 상태다. 여기에 스커드와 노동미사일을 탑재한 것으로 보이는 이동식 발사차량(TEL) 3, 4대가 추가로 포착됐다. 한ㆍ미 군 당국은 정찰위성과 유ㆍ무인 정찰기 등 정찰자산을 총동원해 동해지역의 북한 미사일 발사 준비 동향을 집중 감시하고 있다. 우리 군 당국은 10일 대북정보 감시태세인 '워치콘'(Watch Condition)을 3단계에서 2단계로 상향 조정하고 '北 미사일 발사 대비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기로 했다. 한국과 미국, 일본 군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요격하기로 하고 대응 태세르 갖추고 상황을 주시중이다. 북한이 평양 주재 외교관들에게 10일까지 철수를 권고하면서 이날이 미사일 발사 D-데이로 예측됐다. 11일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추대 1주년, 13일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 취임 1주년 기념일이다. 북한은 지난해 4월 13일에도 김일성 주석 100주년 생일(4월15일)을 경축해 장거리로켓 '은하 3호'를 발사했다. ◆숨기기 쉬운 미사일 선택=북한이 발사할 것으로 예측되는 미사일은 무수단 중거리미사일(IRBM)이다. 북한은 보유하고 있는 여러 미사일 중 왜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할까. 북한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미사일은 스커드 B와 C, 노동, 무수단, 대포동 2호 등이다. 이 가운데 시험발사를 하지 않은 미사일은 무수단이 유일하다. 무수단은 이란과 기술공유를 통해 들여왔지만 작전배치를 위한 준비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북한은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을 맞아 성공가능성이 높은 무수단을 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해서는 준비일정이 길어지는 것은 물론 한ㆍ미군당국에 쉽게 노출될 수 밖에 없다. 이에 발사차량(TEL)에 탑재가 가능해 산과 천막등을 이용한 위장술이 쉬운 중거리미사일을 선택했을 수도 있다. 북한이 보유한 미사일중 단거리미사일로 구분되는 스커드 B와 C 미사일은 사거리가 각각 300㎞, 500㎞ 등 정도에 이르며 탄두중량은 1000㎏, 770㎏ 등이다. 노동 미사일의 사거리와 탄두중량은 1300㎞ㆍ700㎏이고 무수단 미사일은 사거리 3000㎞, 탄두중량 650㎏ 정도이다. 북한이 미사일 개발에 착수한 것은 1970년대부터다. 이후 1980년대 중반 실전배치된 스커드 B와 스커드 C는 1984~1986년 2번에 걸쳐 시험발사가 진행됐고 작전배치 후에는 4번의 시험발사가 실시됐다. 1990년대 후반에는 노동 미사일을 작전배치했다. 북한은 현재 대포동 2호를 개발 중이다. 대포동2호 개발을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은 생존성과 기습능력 확보를 위해 이동형 ICBM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이미 개발된 대남 공격용인 스커드, 노동 등 미사일은 지속적으로 성능개량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일 즉각 요격 태세=북한이 동해안으로 무수단급 장거리미사일 발사준비를 마친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한ㆍ미ㆍ일 3국은 요격할 태세를 모두 마친 상태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이 요격될 경우 북한은 더이상 미사일 발사를 위협카드로 사용하기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미사일 요격을 위해 군당국은 동해상에 탐지거리가 1000㎞인 SPY-1 레이더를 탑재한 7600t급 이지스함인 서애유성룡함과 세종대왕함을 추가로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탐지거리 500㎞인 그린파인 레이더와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인 '피스아이'도 육상과 공중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감시하고 있다.미국은 9000t급 이지스함인 매케인함과 탐지거리 최대 5000㎞인 미 해군 SBX-1(해상 기반 X-밴드레이더)를 서태평양 지역에 이동배치했다. 또 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를 괌에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THAAD는 고도 150㎞에서 초속 2.5㎞로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미국의 미사일 요격 명중률은 80%이상이다. 일본 자위대도 북한의 미사일 요격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동해상에 해상배치형 요격미사일 SM-3를 탑재한 해상자위대 이지스함 2척을 투입했다. 도쿄 등 수도권에는 지대공 유도미사일 PAC-3를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美 "국내 외국인 대피 권고 안한다"= 미국 정부는 북한이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에게 대피하라고 위협한 데 대해 미 시민들에게 한국 방문 피하라고 권하거나 한국 내 미 시민에게 대피를 조언하지 않을 것이라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패트릭 벤트렐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에 거주하거나 방문한 미 시민에게 당장 보안상 특별히 주의할 것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외국인 대피' 위협에 대해 "이는 불필요하고 도발적인 긴장 고조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미사일 발사를 앞세운 북한의 도발에 대해 군사적 대응 등 단호한 응징을 요구하는 여론이 미국에서 고조되고 있다. 존 매케인( 공화ㆍ애리조나) 상원의원은 9일(현지시간) 한 케이블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해상 등에 미사일을 쏘더라도 이를 떨어뜨려야 하며 이로써 미국의 미사일 방어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미 상원 군사위원장인 칼 레빈(민주ㆍ미시간) 상원의원은 CNN 방송과 가진 회견에서 "북한이 미사일로 미국이나 동맹을 직접 겨냥하지 않아도 국제사회의 비난과 제재를 면할 수는 없다"고 경고했다.상원 군사위원회 켈리 에이요트(공화ㆍ뉴햄프셔) 의원도 폭스뉴스에 출연해 "북한에 미국의 결의를 이해시켜야 한다"며 "북한이 미국이나 동맹에 어떤 행동이라도 취하면 적재적소의 군자산을 동원해 응징해야 한다"고 말했다.◆대통령 일관성인가 경직성인가= 박근혜 대통령의 북한 관련 발언은 취임사부터 일관된 방향을 견지하고 있다. 비핵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압박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경제 협력 확대라는 투트랙(two track)이다.다만 북한의 도발 위협 수위가 높아지면서 그 뉘앙스에는 미세한 변화도 감지된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라는 당근보다는 '강경대응'이라는 압박 쪽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이런 변화는 4월 1일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박 대통령은 이날 "어떤 도발이 발생한다면 일체 다른 정치적 고려를 하지 말고 초전에 강력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 "핵을 포기하고 도발을 중지할 때 남북 공동발전이 가능하다"는 3ㆍ1절 기념사와 온도차가 크다.북한이 개성공단을 통해 우리 정부를 본격 압박한 후로는 박 대통령도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더이상 언급하지 않고 있다. 원칙을 포기했다기보다는 높아진 위협수위에 상응하는 공을 맞받아 던지는 전략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9일 국무회의에 이르러 "북한에 누가 투자하겠나", "남북협력기금의 쓰임새가 줄어들 것"이라며 경제적 압박 발언을 쏟아냈다. 상황이 악화되자 일각에서 '지나친 강대강 전략 아니냐' '대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훈수가 나오기 시작했지만, 이를 일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의 "대화를 두려워하지 않지만 급하다고 해서 섣부른 대화를 시도하진 않는다. 북한이 대화를 먼저 청해야 한다"는 7일 발언은 최근 청와대 분위기를 대변한다.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신범수 기자 answer@양낙규 기자 if@오종탁 기자 ta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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