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올스톱' 가시화...'3일 남아'

123개 기업, 바닥 드러내는 원·부자재에 조마조마

▲ 북한이 개성공단에 들어가는 인력·물자를 막은지 이틀째인 4일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입주기업 관계자들이 초조한 마음으로 출경을 기다리고 있다.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조업 중단이 본격화하고 있다. 출입 정상화의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조만간 모든 공장이 가동을 멈출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개성공단에 들어가는 인력·물자를 막은지 닷새째인 7일 입주기업 9곳이 원·부자재를 공급받지 못해 공장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이에 따라 기계 스위치를 내린 기업은 모두 13곳으로 늘었다.조업 중단 사태는 지난 5일 처음 발생했다.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섬유 기업 3곳이 원·부자재 부족으로 인해 공장을 운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로 다음날인 6일에는 기계류 품목을 다루는 기업 1곳이 같은 이유로 공장 가동을 멈췄다.김 대변인은 "북한의 부당한 조치가 계속 이어진다면 앞으로 조업을 중단하는 기업 수가 더 늘어날 게 뻔하다"고 전망했다.개성공단기업협회는 8일에도 진입이 차단되면 공장 운영을 포기한 기업이 2~30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협회는 진입 금지가 이번 주 중반까지 가면 비축 중인 원·부자재와 연료가 바닥나서 123개 기업 모두가 조업을 중단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신발 생산 기업 삼덕통상의 문창섭 회장은 "입주기업들은 오는 10일이 중대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 회장은 "기업이 조업을 중단하게 되면 신뢰도가 떨어져 사업에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된다"며 "8일부터는 (사태 해결의) 가닥이 잡혀나가야 한다"고 성토했다. 정부는 최근 잇따라 회의를 열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정치권 등에서 남북 대화를 촉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먼저 대북 유화 제스처를 취하진 않겠다는 방침이다.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은 출경 금지 첫날인 3일 항의 성명을 발표한 뒤 "정부는 현재 상황에 맞게 대응하고 북한의 동향을 봐가면서 후속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개성공단에는 이날 현재 우리측 인원 518명(중국인 4명 포함)이 체류 중이다. 이는 평소 주말보다 2배 정도 많은 숫자다. 8일에는 입주기업 관계자 39명과 차량 21대가 남쪽으로 귀환할 예정이다. 오종탁 기자 ta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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