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첫 부동산 종합대책인 4·1 부동산 대책이 기대 이상의 정책들로 나오면서 시장은 벌써부터 꿈틀대고 있다. 전반적으로 기대감이 반영돼 다소 활기가 맴돌고 있는 가운데서도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중소형과 대형, 리모델링과 재건축 등 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것. 또 상대적으로 서울 접근성이 좋은 같은 조건에서도 중소형 아파트가 많이 몰려 있는 경기 별내 및 삼송지구와 대형 아파트가 많이 몰려 있는 용인에서는 4·1 대책 발표 이후 시장 분위기가 판이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연말 경춘선 미개통 구간인 별내역과 신내역이 개통되면서 서울 접근성이 한층 더 좋아져 한번 훈풍이 왔다 간 남양주 별내지구에는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는 모습이다. 남양주 별내지구 B공인중개사는 “별내지구는 최근 몇 년 간 집값이 많이 떨어졌고, 반면 기반시설과 서울 접근성이 좋아 최근에도 거래가 종종 이뤄졌었다”면서 “근데 이번 4·1 대책 발표 이후 기대감이 더 커져 평소보다 문의 전화가 3배 이상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노원구에 사는 사람들의 문의가 많다”고 덧붙였다. 삼송지구도 마찬가지다. 최근에 입주를 시작한 ‘삼송아이파크’는 예약 계약을 할 수 있느냐는 문의가 나타나고 있다. 삼송아이파크 관계자에 따르면 “좋은 층수를 중심으로 계약은 하고 싶은데 계약을 먼저 치르면 양도세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예약을 걸어둬도 되느냐라는 문의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중대형의 아파트가 많은 용인의 분위기는 침울하다. 나오는 매물은 거의 중대형이기 때문에 거래는 더 안될 뿐만 아니라 소형에서 중대형으로 갈아타려는 수요자마저 사라졌다.용인의 S공인중개사는 “나오는 매물들은 소형이 없고 거의 중대형 아파트인데 여기에다 세제혜택을 전용 85㎡이하로 규제했으니 사겠다는 문의전화는커녕 가격을 더 내려서 내놔야 하는거 아니냐는 전화만 온다”고 말했다.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건설사들은 1년 내 분양을 하면 계약자들은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분위기가 좋을 때 분양을 하려고 분양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하지만 분양을 해 최근에 계약을 치른 물량은 ‘국회 상임위 통과일’을 기준으로 한다면 양도세 가면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남양주 별내지구에 분양을 앞둔 건설업체들은 예비 청약자들의 문의전화로 분주해졌다. 현대산업개발은 올 상반기 중에 분양을 계획하고 있었던 ‘별내2차 아이파크’를 이번 대책 시행시기에 맞춰 4월 말로 앞당길 예정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대책 발표 이후 분양시기 문의전화가 2배가 늘었다. 정책 시행시기에 맞춰 분양을 앞당길 계획이다”고 말했다. 특히 보금자리주택을 대폭 축소키로 함으로써 보금자리지구 주변에 분양을 준비하고 있던 건설업체들은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 남양주 M공인중개사는 “그동안 남양주 진건·지금 보금자리가 큰 걸림돌이 됐었지만 보금자리주택이 축소가 되는 만큼 민간 분양시장으로 수요가 많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에 계약을 치른 분양단지는 답답하다. 최근 계약을 치른 분양 단지들의 경우 몇 일 사이로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없어 감면혜택 기준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수직증축이 가능하게 된 리모델링 단지들은 호가가 올라 매물이 나오고 있는 반면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재건축 아파트는 강남권 중심으로 썰렁한 분위기다. 분당과 일산 1기 신도시 중개업소에는 오랜만에 전화벨 소리가 들린다. 분당신도시 서현동 B공인중개업소는 “그동안 리모델링은 사업성이 떨어져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을 담은 대책 발표 이후 오랜만에 입주자들과 중개업소들이 웃고 있다”면서 “급매물로 내놨던 사람들은 가격을 다소 올리거나 아니면 거둬들이는 반응이고, 주로 소형 위주로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일산신도시는 4·1 대책 발표 이후 그동안 문을 닫았던 중개업소들도 속속 영업을 다시 시작하고 있다. 일산 대화동 K공인중개사는 “1년에 거래 2~3건 하는 판이었으니 영업을 할 이유가 없었다”면서 “이번 대책발표 이후에 휴대폰으로 착신해 놓은 전화가 너무 많아서 바로 영업을 시작했다”고 너털웃음을 건넨다. 고가의 재건축 아파트가 많은 강남은 냉랭하다. 9억원 이하 전용 85㎡ 이하로 규정돼 있는데다 발표시기가 너무 늦었다는 의견이 많다. 개포동의 H공인중개사는 “1~2월에 기대감이 많이 반영돼 있었고 3월 들어서 분위기가 가라 앉고 있었는데 4월에서야 나온 정책은 너무 늦은 감이 있다”면서 “또 9억원, 전용 85㎡이하로 규정을 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강남은 악재가 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박소연 기자 mus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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