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AA-'등급도 회사채는 승패 갈렸네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만도와 LG디스플레이가 같은 신용등급(AA-)에도 불구하고 2년 연속 회사채 발행 시장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오는 26일 회사채 2000억원 발행을 앞두고 지난 19일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수요예측 조사를 실시했다. 애초 3년물과 5년물로 나눠 각각 1000억원씩 발행하려 했으나 수요예측 결과 3년물 3000억원, 5년물 2200억원 수요가 몰렸다. LG디스플레이는 주관사인 대우증권, LIG투자증권 등과 상의 후 부랴부랴 발행량을 2900억원으로 늘렸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0월에도 회사채 발행을 성공리에 마쳤다. 계획은 2000억원이었지만 "회사채를 달라"는 수요가 밀려들자 발행량을 3000억원으로 증액했다. 당시는 웅진쇼크 직후로 회사채 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때였는데도 수요조사에서만 3600억원 유효수요가 접수됐다. 업황이 양호하고 금리 수준도 매력적이라는 판단에 기관이 몰려든 것이다. 한국기업평가는 "LCD 산업의 경기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시장지위를 바탕으로 양호한 현금창출력 및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LG디스플레이와 같은 AA급인 만도는 연달아 참패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오는 22일 회사채 2000억원 발행을 예고하고 지난 15일 수요조사를 했는데 1800억원 미매각이 발생했다. 주관사는 KB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맡았다. 만도는 희망했던 금리 범위 상단(각 만기별 민평금리+0.03%포인트)으로 발행금리를 정해야만 했다. 금리가 올라갈수록 발행사의 자금 조달비용은 늘어난다. 만도는 6개월 전에도 쓴 맛을 봤다. 지난해 9월 1년여 만에 야심차게 3년물 회사채 2000억원 발행을 시도했지만, 희망했던 금리 범위 내로 입찰한 투자자는 한 곳도 없었다. 만도는 부득불 발행금리를 높여 400억원을 유효수요로 인정했지만 1600억원은 미매각으로 남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만도는 AA-등급으로 신용도는 우량하지만 다른 회사에 비해 금리 메리트가 별로 없고 한라공조 리스크가 여전해 입찰을 꺼리는 기관이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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