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코드 맞추기' 현대·기아차, 동반성장 팔 걷었다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현대·기아자동차가 박근혜 정부의 최우선 과제인 일자리 창출과 동반성장에 발 벗고 나섰다. 새 정부가 바라고 있는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통해 일자리 창출은 물론, 경제 활성화까지 돕겠다는 적극적 움직임이다. 14일 현대·기아차는 서울 코엑스(COEX)에서 동반성장 성과 및 계획을 공유하는 '협력사 동반성장 설명회'와 '2013 현대·기아차 협력사 채용박람회' 개막식을 진행했다.올해로 2회째인 협력사 채용박람회는 15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수도권 지역 박람회를 시작으로 21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28~29일 대구 엑스코 등 전국 3개 권역에서 개최된다. 특히 올해는 참여대상을 기존 1차 부품협력사에서 2,3차 부품협력사 및 정비협력사로 확대해 전국적으로 총 430여개 협력사에 참가함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동반성장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현대·기아차는 올해 1차 협력사에서만 총 1만여명의 고용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박람회기간 동안 협력사들이 인재 확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비용 부담은 물론 행사 기획에서부터 운영, 홍보까지 채용박람회 전 부문을 총괄 지원한다.개막식에 참석한 김억조 현대차 부회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중소 협력사의 구인난 해소는 물론 국내 자동차 산업에 대규모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오늘 채용박람회는 대기업이 중소 협력사의 인재 확보를 위해 솔선수범하는 매우 뜻깊은 자리"라며 "현대·기아차가 대중소기업간 동반성장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현대·기아차는 협력사와의 동반성장도 강조하는 설명회도 진행했다. 지난해 현대·기아차 300여개 1차 협력사의 평균 매출액은 2237억원으로 전년 대비 10.6% 증가했다. 이는 현대·기아차의 매출 증가율 8.9%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동반성장 활동이 본격화된 2001년 평균 매출액 733억원 대비로도 3.2배 성장했다. 현대차 설립(1967년) 당시부터 40년 이상 거래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협력사도 25개사에 이른다.특히 현대·기아차는 올해부터 부품 산업 경쟁력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2차 협력사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 동반성장펀드, 상생금형설비펀드 지원에 이어, 을사(乙死)조약으로 불리는 협력사 거래 관행을 개선하고, 동반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중견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각종 지원정책 또한 대폭 늘린다.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중소-중견-대기업간 성장의 사다리를 활성화하기 위해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는 중견기업의 육성이 시급하다는 판단 때문이다.현대차 관계자는 "그간 진행해온 동반성장 프로그램에 따라 중견기업이 전체 1차 협력사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13%에서 지난해 38%까지 늘어났다"며 "해외 동반진출을 통해 협력사에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제공함과 동시에 품질 및 기술 경쟁력 확보를 통한 해외 수출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최근 들어 일자리 창출과 동반성장을 강조하는 현대·기아차의 움직임은 새 정부가 이 두 가지를 최우선 추진과제 중 하나로 꼽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GH노믹스'로 평가되는 박근혜 정부와 사회적 눈높이에 따라 기업경영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시기부터 화두가 돼 온 '경제민주화', '재계 때리기' 움직임을 의식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어려운 때일수록 소외된 계층을 보살피며 협력업체와 동반성장에도 적극 앞장서야 한다"며 "국민의 행복과 국가경제 발전에 공헌하는 모범적인 기업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강조한 바 있다.한편 이날 개막식에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유일호 국회의원, 유장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김억조 현대차 부회장 등 내·외부 행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조슬기나 기자 seu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