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검찰이 이른바 ‘남산3억원’ 의혹 관련 시민단체가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을 고발한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검사 김한수)는 경제개혁연대가 라 전 회장과 이 전 의원을 고발한 사건을 배당받았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검찰은 2010년 신한은행이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배임·횡령 혐의로 고소하자 3개월여 수사 끝에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과 신 전 사장을 재판에 넘기면서 라 전 회장은 무혐의 처분했다. 일명 ‘신한사태’로 세 사람 모두 나란히 자리에서 물러났다. 당시 검찰은 라 전 회장 지시로 조달된 3억원을 이 전 행장이 2008년 2월 남산자유센터 정문 주차장에서 성명불상자에게 전달한 정황을 포착했으나 이를 입증하지 못했다. 검찰 관계자는 “라 전 회장 등이 입을 열지 않는 한 알 수 없다‘고 말했었다. 법조계에선 문제의 3억원이 이상득 전 의원에게 건네진 ‘이명박 대통령 당선 축하금’이라는 설도 돌았다. 이후 2년 가까이 진행된 공판 과정에서 돈 전달에 관여했던 신한은행 관계자가 “정치권으로 넘어간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법정진술을 내놓기도 했다. 이 사건 1심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은 신 전 사장의 혐의 대부분을 무죄로 판단해 사실상 고소인에 가까운 신분인 이 전 행장과 같은 형량을 선고하는 것으로 일단락냈다. 다만 재판 과정에서 ‘남산3억원’ 등의 의혹을 풀어줄 핵심 증인으로 기대받던 라 전 회장은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끝까지 법정에 나서지 않았다. 이에 경제개혁연대는 1심 판결문 및 비자금 운용 자료 등을 토대로 지난 5일 라 전 회장과 이 전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남산 3억원’의 지시자는 라 전 회장, 최종 행선지는 이 전 의원(정치자금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외에도 라 전 회장이 1998~2008년 23개 차명계좌를 통해 수백억원대 비자금을 조성·운용하고. 자녀들에게 수십억원대 불법증여에 나선 혐의(업무상횡령·배임, 금융지주회사법 위반 등)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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