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에 '국립대 교원 성과급적 연봉제 폐지해 달라' 요청 봇물

▲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홈페이지의 국민행복제안센터 메뉴에 '국립대학 교원 성과급적 연봉제 반대 의견'이라는 제목의 글이 100여 건 올라와 있다. 이는 대부분 국립대 교수들이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국립대학 교원 성과급적 연봉제'와 관련해 국립대 교수들이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제도를 폐지하거나 대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7일 오후 7시 현재 인수위 홈페이지 국민행복제안센터 메뉴에는 교원 성과급적 연봉제에 대한 반대 의견 100여 건이 올라와 있다. 전날 부산대 교수회는 국민행복제안센터에 120명의 교수들이 서명한 호소문을 전달했다. 교수들은 호소문에서 "교원 성과급적 연봉제의 실시로 전국 국공립대학 교수 대부분의 사기가 땅에 떨어졌다"며 "절박한 심정으로 인수위에 이 제도를 폐지하거나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발전적인 정책을 새로 마련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교원 성과급적 연봉제는 기존의 호봉제와 달리 국립대 교수들의 실적을 S, A, B, C 4개 등급으로 나눠 평가해 연봉을 차등 지급토록 하는 제도다. 이는 정부가 2011년 1월 '공무원보수규정'에 대한 대통령령을 개정해 도입했다. 신규 임용 교수들에게 부분적으로 적용돼 왔으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교수들은 성과급적 연봉 산정을 위한 업적자료를 작성해 학교본부에 제출해야 한다. 부산대의 경우 부교수, 조교수 직급 교수 400여명이 이달 중으로 업적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받았다. 호소문에 서명한 120명의 부산대 교수들은 제도가 강압적으로 실시되면 개인 피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자료를 제출하지 않기로 결의했다.이 교수들은 교원 성과급적 연봉제가 ▲무계획적이며 탁상공론적인 ▲별도의 재원을 따로 마련하지 않고 호봉제 하의 예산을 그대로 사용하는 ▲전문적인 연구결과들이 한결 같이 '동기유발 효과가 없다'고 지적하는 ▲연봉 산정을 위한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할 수 없는 ▲누진적 성과급제로서 일부 교수들을 학교 사회의 낙오자로 만들어 업적관리를 아예 포기하게 할 수 있는 ▲국내외 어떤 대학에서도 유사한 제도를 찾아볼 수 없는 ▲교수들의 사기를 저하시켜 우수 교수들의 이탈을 초래, 국립대의 연구와 교육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는 제도라고 지적했다. 국립대 교수들의 반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교수들은 2011년 5월에는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 차원에서 헌법소원을 제기했지만 아직까지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교원 성과급적 연봉제에 위헌적인 요소가 있는 것이 사실임에도 헌법재판관들이 사회적 분위기 등을 고려해 판결을 보류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인수위에 제출한 호소문을 직접 작성했다는 한 부산대 부교수는 "일각에서는 '철밥통인 국립대 교수들이 현실에 안주하려 한다'며 비판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월급을 받지 못하는 등 불이익이 있더라도 이 불합리한 제도를 반대해 나갈 생각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현재 지방 국립대는 이미 성과상여금 제도를 통해 교육, 연구, 봉사 분야에 걸쳐 엄격한 상대평가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또 정부는 국립대 법인 서울대 교수들이 이 제도가 엉터리라며 반발하니까 서울대는 건드리지 못 하고 지방대에만 제도 도입을 강요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오종탁 기자 ta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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