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왜 제자리인가 했더니..

기업 19% 늘 때 가계소득은 1.7% 증가 그쳐

MB 5년, 가계소득·기업소득 증가율 격차 매년 사상 최고치 경신OECD 국가 중 경제성장률과 가계소득 성장률 격차 1위 불명예
[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기업소득과 가계소득의 성장률 격차가 매년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2010년간 기업과 가계의 소득증가률 격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둘째, 경제성장률과 가계소득 성장률 격차는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했다. 특히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이후로 벌어지기 시작한 가계소득과 기업소득의 증가율 격차는 이명박 정부 들어 매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한국산업연구원이 5일 낸 '한국경제의 가계ㆍ기업 간 소득성장 불균형 문제' 보고서에 따르면, 2006~2010년간 기업소득이 연평균 실질증가율 18.6%를 기록하는 동안 가계소득은 1.7% 증가하는데 그쳤다. 기업소득과 가계소득은 각각 순가처분소득 기준이다. 2000~2006년에는 기업소득 연평균 실질증가율은 14.9%, 가계소득 2.8% 증가했다. 1975~1997년에는 기업소득이 8.2% 증가할 때, 가계소득도 8.1% 성장했다. 외환위기 전까지는 낙수효과가 작동해 기업성장의 몫이 가계도 이전돼 기업과 근로자가 상생했다는 뜻이다. 이명박 정부 임기 동안 기업과 가계의 소득 불균형은 심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2000~2006년 기업과 가계 사이의 격차는 12.1%였지만 이명박 정부 임기 동안 16.9%로 벌어졌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임기가 본격화한 2008년 이후에는 매년 사상 최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이 같은 기업과 가계의 현저한 성장 불균형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이례적이다. 2000~2010년 기업소득과 가계소득간 증가율 격차를 비교하면 한국은 OECD국가 중 헝가리 다음으로 격차가 컸다. 일본과 미국도 기업소득과 가계소득 차가 벌어졌지만 한국의 절반 수준이었다.
경제성장률과 가계소득 성장률 격차는 OECD 국가 중 최대였다. 2000~2010년 연평균 경제성장률에서 가계소득 증가율을 뺀 수치는 한국이 1.6%포인트로 0.8%포인트를 기록한 일본의 두 배였다. 이탈리아, 영국, 미국, 프랑스, 호주 등은 오히려 가계소득 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따돌렸다. 연구원은 가계와 기업 간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이유로 기업이 창출한 이윤 가운데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몫을 의미하는 노동분배율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세금(조세ㆍ준조세)을 통한 2차 분배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파악했다. 결국 기업이 창출한 이윤은 기업에 묶여 사회와 개인에게 돌아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이런 경향은 이명박 들어서 더욱 뚜렷해졌다. 기업이 창출한 이윤은 2000~2006년 10.6%, 2006~2010년 12.5%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가계에 돌아간 소득은 2000~2006년 4.3% 증가세를 보이다, 2006~2010년 사이엔 -0.7%로 오히려 감소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강두용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가계소득 활성화를 위해 저소득 가계에 대한 복지 지원을 강화하고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한 사회 안전망 확충 노력이 필요하다"며 "기업 역시 기업소득의 '나홀로 호조'가 지속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고용과 투자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김종일 기자 livew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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