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실리콘밸리에 대대적 투자로 미래 성장동력 찾기시스템반도체·애플리케이션 인력 영입 등 총력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삼성그룹이 지난 2010년 내세웠던 5대 신성장사업과 별도로 삼성전자가 실리콘 밸리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며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나서 전자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일종의 투트랙 전략인 셈이다. 이건희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지난 성공을 잊고 도전하고 또 도전해 성장의 길을 개척해야 한다. 변화의 흐름을 앞서 읽고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을 찾아내야 한다. 시장은 넓고 기회는 열려 있다"고 강조한 것처럼 실리콘밸리 현지에서 변화의 흐름을 앞서 읽고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 발굴에 나선 것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5대 신성장 사업과 별도로 실리콘 밸리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기술 트렌드를 빠르게 감지할 수 있는 실리콘 밸리에서 변화의 흐름을 앞서 읽고 삼성전자, 더 나아가 삼성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 발굴을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실리콘밸리에 10층 높이 3만평 규모의 반도체사업부 건물을 확대 재건축 중이다. 마운틴 뷰에는 6층짜리 빌딩 2개 동을 지어 미주연구법인(SISA)을 이전한다. 팰로앨토와 멘로파크에는 신생 벤처기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엑셀러레이터와 혁신센터 등도 설립했다. 삼성전자의 실리콘밸리 투자는 5대 신성장 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회장은 지난 2010년 바이오, 의료기기, 2차전지, 태양광, LED 등 5대 신성장 사업을 선정하고 2020년까지 23조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수년이 지난 현재 사업부로 승격된 것은 의료기기 밖에 없다. 나머지 사업은 대부분 사업부가 축소되거나 연구개발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따라서 이 회장이 5대 신성장 사업과 별도로 새로운 신성장 사업을 찾기 위해 실리콘 밸리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가 실리콘밸리에 투자한 내역을 보면 신생 벤처와 기술을 발굴하고 이를 육성하는 시스템부터, 인수합병(M&A), 현지 전문가 영입 등 인력 개발까지 총체적인 시스템을 담고 있다. 삼성전자는 실리콘 밸리 투자를 통해 기존 사업에 대한 지배력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특히 시스템 반도체와 애플리케이션 전문 인력을 대거 영입해 향후 신성장 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생산시설에 초점을 뒀던 과거와 달리 새로운 기술, 새로운 서비스 발굴에 적극 나서는 것이다.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핵심 역량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다. 이 회장이 실리콘밸리에서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나선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은 5대 신성장 사업 챙기기에 나섰다. 이 부회장은 승진 직후 신사업을 추진하는 계열사 사장들로부터 관련 사업보고를 받았다. 이 부회장은 사장 시절부터 자동차용 2차 전지 비즈니스에 적극 나서고 자동차 전장 관련 사업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등 신사업에 큰 비중을 둬 왔다. 반도체, 가전, 휴대폰 등 삼성전자의 각 사업은 전문경영인들이 챙기고 이 부회장은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한 5대 신성장 사업의 추진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삼성전자의 비중이 높다는 것이고 더 큰 문제는 삼성전자 내에서도 휴대폰 등 일부 품목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라며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의 가장 큰 고민거리와 숙제도 여기에 있어 신성장 사업 챙기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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