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선이후' 2030, 근현대사 삼매경

근현대사 다룬 도서·다큐·팟캐스트 인기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대선 이후 젊은층들 사이에서 근현대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역사 관련 도서의 판매량이 껑충 뛰었고, 이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와 팟캐스트가 인기다. 5.16·유신·인혁당 사건 등 과거사 인식이 논란이 됐던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근현대사를 경험해보지 못한 2030세대들이 '역사 제대로 알기'에 나선 것이다. 대학생 조인영(21·여)씨는 "고등학교 때도 근현대사는 굵직굵직한 사건을 암기하는 식으로 배워서 제대로 알 기회가 없었다"며 "선거가 끝나고 역사를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근현대사 관련 책을 추천해달라는 글들도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근현대사에 대한 관심이 생겼는데, 보수 시각으로 된 책과 진보 시각으로 된 책을 각각 소개해달라"고 적기도 했다.이 같은 관심에 관련 서적의 판매도 늘었다. 인터넷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선거 이후 2주 동안 한홍구 교수의 '대한민국史' 4권 세트가 약 1000권 가량 팔렸으며, 대선 전 2주 동안 한 권도 판매되지 않았던'해방전후사의 인식 세트'는 이후 24권 판매됐다. 이밖에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 현대사', '다시쓰는 한국현대사', '고쳐 쓴 한국 현대사' 등 관련 서적이 12월 초에 비해 10~20% 가량 판매량이 뛰었다. 김성광 예스24 MD는 "한국 근현대사 관련 도서가 대선 이후 2주 동안 전반적으로 총 10배의 판매 증가를 보였다"며 "이번 선거결과에 대한 궁금증을 풀려는 구매로 볼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교보문고 관계자도 "근현대사 부문의 책 판매가 올초 대비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12월 들어서는 20% 증가를 보였다"고 말했다.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제작한 역사 다큐멘터리 '백년전쟁'도 인기다. 총 6부작으로 기획된 이 다큐는 현재까지 '두 얼굴의 이승만'과 박정희 전 대통령 시기를 다룬 '프레이저 보고서-누가 한국 경제를 성장시켰는가' 등 2편을 공개했다. 지난해 11월26일 첫 시사회를 열고, 인터넷 유튜브나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공개한 이후 현재까지 200만명이 관람했다. 여느 개봉영화 보다 높은 인기다.민족문제연구소의 신규회원도 덩달아 늘었다. 선거가 있던 12월에만 1570명이 회원으로 가입했고, 이중 720명은 선거 다음 날인 20일 회원으로 등록했다. 2004년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했을 때 이후 신규회원이 이렇게 늘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연구소 측 설명이다.방학진 사무국장은 "20~40대들의 관심이 높은데 특히 여성 회원들이 7%에서 20%로 급증했다"며 "다큐멘터리도 극장 개봉을 한 것이 아니라 유튜브 등을 통해서 보급했기 때문에 접근하기가 더 쉬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방 국장은 "다큐를 보고 다양한 반응이 나오는데, 그동안 역사를 경시한 데 대해 반성하는 내용이 가장 많았다"고 말했다.근현대사에 대한 거침없는 이야기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팟캐스트 '이박사와 이작가의 이이제이'도 새해부터 시즌 2를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이 방송에서 가장 인기가 있었던 에피소드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다뤘던 편이다. 한 네티즌(@muru*****)은 "이이제이를 통해 역사를 알아야 현재 사회흐름도 이해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조민서 기자 summ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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