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세계 최대 고급자동차 회사라는 타이틀을 되가져오기 위한 디터 체체 다임러 최고경영자의 야심찬 계획이 허풍으로 전락할지 관심이다.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BMW의 시가총액은 450억유로로 경쟁사 벤츠의 모회사인 다임러의 422억유로를 앞지르고 있다.다임러의 기업가치에는 트럭부문이 포함된다. 트럭부문을 제외하면 벤츠승용차 부문의 기업가치는 250억 유로에 그친다는 것이 애널리스트들의 중론이다. 벤츠의 시장가치가 BMW의 절반에 그친다는 계산이 나온다.독일 조사기관 페르서치의 한스 페터 오드니옥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항상 옮다. 시장가치만보면 BMW가 선두 기업이다. 시장은 BMW보다는 벤츠의 상황이 안좋다고 보는듯 하다"고 말했다.벤츠의 부진은 중국시장의 성장률이 낮은데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의 인기에 편승하지 못한데 있다. 게다가 벤츠는 어른들이 타는 차라는 이미지가 고착되면서 젊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이들은 아빠차라는 인식이 큰 벤츠 대신 BMW와 아우디를 선택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제체 CEO는 지난달 독일 일간지 '디 차이트' 인터뷰에서 "2020년까지 판매량을 두 배로 늘려 260만대를 생산해 BMW를 제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하지만 출발부터 목표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다임러는 지난 9월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을 발표했다. 당초 계획보다 4년이나 뒤지고 있다는 것이 블룸버그의 계산이다.벤츠는 실적 부진속에 2014년까지 20억 유로의 비용을 절감하려는 계획을 세워야 했다.싱가포르에 위치한 번스타인 리서치의 맥스 워버튼 애널리스트의 전망도 부정적이다. 그는 "시장은 다임러의 현 경영진이 BMW와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이룰 것이라는 신뢰를 갖고 있지 못하다"고 평했다.판매량 격차도 커지고 있다. 지난11월 기준 BMW는 139만대를 판매해 119만대에 그친 벤츠를 앞서고 있다. 양사의 판매량 격차는 19만3400대로 1년전 같은기간의 11만5700대에 비해 더 늘어났다.실적격차도 두드러진다.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BMW의 영업이익은 64억1000만달러로 1억1200만달러의 다임러를 압도하고 있다. 다임러는 BMW보다 매출이 50%나 많지만 이익면에서는 형편없는 수준이다.제체 CEO가 취임한 2006년 이후 다임러의 주가는 10% 하락한 반면 BMW는 같은 기간 89%나 급등했다. 주가수익배율도 BMW가 9.1배로 8.3배에 그친 다임러에 비해 시장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다.블룸버그 집계결과 애널리스트의 68%가 BMW를 매수추천한 반면 다임러를 추천한 경우는 40%에 그치고 있다. 평균 목표가도 BMW가 75.7유로로 현주가 대비 6.9%의 상승여력이 있지만 다임러는 현주가 대비 3.1%의 상승여력이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다임러의 승부수는 내년 출시할 S클래스 시리즈와 쿠페인 CLA 시리즈다. 최근 방산업체 EADA 지분 매각을 결정한 것도 자동차 업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제체 CEO의 전략이라는 평이다.중국시장의 해법으로 새로운 경영진도 선임하고 중국내 조립 차량과 수입차량의 판매 조직을 하나로 통합했다.플로리안 마르텐스 다임러 대변인은 "우리는 모든 부문에서 성장과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확고한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다임러가 가장 믿을 구석은 역시 벤츠 상표라는 지적이다. 상하이의 컨설팅 업체 오토모티브 포사이트의 예일 창은 "벤츠의 가치와 상표를 모르는 이는 없다"고 말했다.백종민 기자 cinq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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