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민트 붕괴가 대북정보무능 키웠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장거리 미사일(로켓)을 발사한 것과 관련, 정부의 대북정보 파악능력 부재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북한이 장거리미사일을 쏘기 전날까지만 해도 기체결함으로 인해 사실상 연내발사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부 관계자는 14일 "지난 10년동안 북한에 심어둔 국정원의 인적정보가 정권이 바뀌면서 상당수 용도폐기되면서 대북정보가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의 추가도발이 우려되는만큼 정보체계를 다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북정보 수집은 휴민트(HUMINT,인적정보)와 테킨트(TECHINT,기술정보)로 나뉜다. 국정원이 보유한 휴민트들은 북한 고위 관계자들의 동향 등 북한 내부에 대한 전반적인 감시.정찰업무를 수행하며 군과 다른 정보라인을 가동한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국정원장악을 위해 최측근을 원장으로 앉히면서 대북정보라인은 사실상 붕괴한 것으로 분석된다. 원세훈 국정원장은 이명박대통령이 서울시장을 지낸 2002~2006년까지는 상수도사업본부 본부장, 경영기획실실장, 행정1부시장을 지내며 손발을 맞춰왔다. 2009년 국정원장에 부임한 원원장은 대북정보 조직을 개편했다. 이후 정보당국의 대북정보 취약점은 그대로 드러났다. 지난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때도 국정원과 국방부 등 대북정보기관은 김정일의 사망을 조선중앙TV 보도를 통해 처음으로 인지했다. 이후 2010년 천안함.연평도사태, 김정은 방중오인 등 북한내에서도 최고급 정보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대북사건이 발생할때마다 대북정보에 구멍이 뚫렸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같은 대북 감시체계 허술은 대북정보라인의 일시적인 실수가 아닌 구조적인 측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휴민트가 무너지자 정보당국은 KH-12군사위성 등 데킨트에만 위존했다. 북한은 이점을 역이용했다. 주한미군의 KH-12군사위성이 300~500km 상공에서 하루에 3~4차례씩 북한상공을 지나가 24시간 실시간 감시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북한은 지난 9일 장거리미사일 발사시기를 '일련의 사정'으로 발사시기를 조절한다고 밝혔다. 한미양국도 위성을 통해 추진체를 발사대에서 분리하고 수리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결함정도가 부품교체 등 단순결함이 아닌 로켓교체를 통한 심각한 결함으로 판단했다. 국방부와 합참은 연내발사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전날 통합태스크포스(TF)의 책임자 계급을 하향 조정하고 근무자의 수를 다소 축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은 12일 오전 9시51분 발사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1단 로켓의 엔진에 문제가 있었고 북한도 발사기간을 1주일 늦췄기 때문에 이번 주 발사할 것으로는 사실상 판단하지 못했다"면서 "결국 북한을 감시체계를 역이용 당한 셈"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양낙규 기자 if@ⓒ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