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이번 주에도 미국 고용지표 발표, 유럽 재무장관 회의 등 중요한 일정이 예정돼 있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은 다른 무엇보다 미국 의회의 재정절벽 논의 진전 여부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12월이 되면서 자동 정부지출 삭감과 세금 인상이 이뤄지는 재정절벽 시한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 의회는 오는 14일 폐회될 예정이다. 지난주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그리스 지원 합의가 이뤄지고 독일 의회가 이를 승인하는 등 유럽 문제는 다소 진전을 보였다. 하지만 미국 재정절벽 협상은 존 베이너 미국 하원의장의 말을 빌리면 교착 상태에 빠졌다. 재정절벽 협상이 교착 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 하고 시간만 지체된다면 뉴욕증시도 다시 수렁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진다.지난주 뉴욕 증시는 2주 연속 올랐다. 다우와 S&P500 지수는 각각 0.12%, 0.50% 올랐다. 나스닥 지수도 1.46% 상승했다.
◆'샌디 탓에' 일자리 증가개수 감소할듯= 이번주 뉴욕 증시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경제지표는 오는 7일 노동부가 공개할 11월 비농업 부문 고용보서다. 허리케인 샌디 영향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블룸버그는 11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 증가 개수가 9만개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10월 증가 개수 17만1000개의 절반 수준으로 대폭 감소를 예상한 것이다. 톰슨 로이터도 비농업 부문 일자리 증가 개수가 10만개로 뚝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바클레이스의 경우 일자리 증가 규모가 5만개에 그칠 것이라는 극단적인 비관론을 내놓기도 했다. 바클레이스의 마이클 개펜 이코노미스트는 일자리 증가 개수가 대폭 감소할 것으로 보는 이유와 관련해 재정절벽 문제가 아니라 샌디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최근 2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큰폭으로 상승했다고 지적하며 이는 대규모 일자리 감소를 암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35만건 수준까지 하락했던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는 지난달 중순부터 40만건을 넘어서며 큰폭으로 증가했다. 실업률은 블룸버그와 톰슨 로이터 모두 전월 대비 0.1%포인트 오른 8%를 예상했다. 샌디는 11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3일)와 12월 미시간대학교 소비심리지수(7일)도 소폭 하락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11월 자동차 판매(7일)에는 샌디가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샌디로 자동차가 망가진 소비자의 경우 이번 기회에 아예 자동차를 교체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10월 연율 기준 1430만대였던 자동차 판매 대수는 11월에 연율 기준 1500만대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교착상태에 빠진 재정절벽 협상= 경제지표보다는 더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변수가 미국의 재정절벽 협상과 유럽의 은행연합 논의다. 지난달 16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선 후 처음으로 민주, 공화 양 당 지도부가 만났던 백악관 회동은 역시 인사치레였다. 당시 회동에 대해 긍정적이었다, 건설적이었다라고 평했던 양 당 지도부는 막상 지난주 미 의회가 다시 열리고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되자 서로를 향해 날을 세웠다. 오바마 정부는 지난주 공화당에 1조6000억달러 규모의 증세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보험 비용에서 4000억달러 지출 삭감, 500억달러의 인프라 건설 비용 지출 등이 포함됐으며 매번 의회를 골치아프게 하고 있는 부채한도를 철폐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정부가 이같은 내용을 제안한 사실은 공화당에 의해 알려졌다. 백악관은 세부 제안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오바마 정부는 정부 지출 삭감도 중요하지만 부자 증세를 통해 경기 부양을 위한 재원 확보에도 나서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나타낸 것이다. 공화당 소속의 존 베이너 하원 의장은 되레 증세 제안을 내놓은 것에 대해 오바마 정부가 지출 삭감을 중요하게 생각치 않는 것 같다며 비난했다.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의원도 오바마 정부의 제안 내용이 터무니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1일 주례 인터넷 라디오 연설에서 공화당이 부유층의 세금 인상을 막기 위해 중산층 감세안을 볼모로 잡고 있다며 맞받아쳤다. 시장 관계자들은 결국 양 측이 재정절벽 문제를 타결지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극적인 타결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양 측의 실랑이가 이어지고 이는 증시의 변동성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유럽에서는 3일부터 4일까지 이틀간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와 유럽연합(EU) 경제·재무장관 회의가 열린다. 단일화된 은행 감독기구 설립 문제와 키프로스 구제금융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일화된 은행 감독기구 설립 문제는 유럽 각 국간의 의견 충돌이 빚어지고 있는 사안이어서 역시 증시에 불확실성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6일 통화정책회의를 연다.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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