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시추선 수요 급증으로 '기회의 땅' 부상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아부다비를 비롯한 중동 시장이 국내 조선사들에게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부다비 정부 등이 부족한 가스 및 전력 생산을 위한 유전 개발 수요가 급증하면서 드릴십 등 시추선 확보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중동 지역의 시추선 수요는 현재의 두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시추선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국내 대형 조선사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3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재 중동 지역에 배치된 시추선은 총 351기로 향후 이의 두배에 이르는 시추선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아부다비의 경우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철강 및 석유화학공장에 안전한 전력 수급을 위해 전력 생산을 늘려야 하는 과제에 따라 유전 개발 및 재개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국내 대형 조선소들은 드릴십 분야에서 독보적인 글로벌 시장 지위를 점하고 있다. 실제 1996년부터 전세계에서 발주된 드릴십 총 134척 중 75%인 101척을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했다. 하지만 최근 경기침체 장기화로 각국의 자국 산업 우선주의가 강해지는 데다 중국 조선사들의 도전이 거세지면서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최근 아부다비 석유공사의 계열사인 NDC(국영 시추회사)는 어퍼 자쿰 유전 개발 프로젝트에 필요한 새 시추선 4기를 모두 중국에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OMV와 윈터쉘·한국석유공사가 아부다비 석유 탐사에 참여하고 있다. 중국 국영 석유공사도 광구개발권 수주를 기다리고 있다.아랍에미리트(UAE) 유전 개발은 미국·영국·프랑스·일본의 대형 석유회사만이 진출해 있어 진입장벽이 높았다. 그러나 올 초 한국 컨소시엄(한국석유공사·GS에너지)이 UAE 국영 석유회사인 애드녹과 미개발 유전 3개, 총 5억7000만bbl(배럴)에 대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며 첫 물꼬를 텄다.석유생산 증대 계획을 통해 UAE는 이란과 이라크에 이어 석유수출국기구(OPEC) 중 3위 석유 생산국으로 자리 잡았다.이처럼 유전 및 가스전 탐사 수요가 늘면서 현지 개발업체들의 시추선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이와 함께 과거에 개발된 유전의 장비 등에 대한 보수사업도 활발하게 진행되는 있다. 현재 아부다비 등 중동의 많은 유전이 보수·재개발이 필요한 시기라는 점에서 한국의 기술력 있는 관련 업체들에게도 중동 진출에 호기라는 분석이다.코트라 관계자는 "한국의 대형 조선사들은 아부다비의 시추선 수요 증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시추선을 제조·납품하는 것뿐만 아니라 시추선 제조에는 많은 원자재와 부품이 소요되므로 이를 공략하는 것도 아부다비 납품에 물꼬를 트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이어 "아부다비는 유전 개발과 관련해 제품의 품질을 상당히 까다롭게 심사한다"며 "아부다비 유전 개발에 참여하려면 규정과 품질에 어긋남이 없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박민규 기자 yush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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