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정사진 속 그분은 무슨 생각할까
▲(왼쪽부터)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고 최종건 SK그룹 회장, 고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 고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회장
삼성 대규모 행사, 현대 그룹별 추모도SK·현대·두산, 대체로 조용한 추모식만11월 타계일 몰려…그룹들 조촐한 행사로[아시아경제 산업부] 11월에는 한국 경제를 이끈 1세대 창업주들의 기일이 유독 집중됐다. 15일 SK그룹 고 최종건 창업주의 기일을 시작으로 이틀 간격으로 17일 한진그룹 고 조중훈 창업주, 19일 삼성그룹 고 이병철 창업주의 기일이 이어진다. 창업주들은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무에서 유를 창조, 대한민국 경제를 일으킨 일등공신이다. 오늘날 대한민국 대표 선수인 삼성, 현대차, LG, SK 등도 창업주의 각고한 노력이 근간이 됐다.각 그룹이 창업주의 기일에 맞춰 각종 추모행사를 하며 창업주를 기리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추모식을 통해 창업주의 기업가정신을 되살리겠다는 취지도 있다.삼성그룹은 매년 CJ, 신세계, 한솔 등 범 삼성 일가가 고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의 기일에 맞춰 추모식을 진행한다. 가족행사가 아닌 각 그룹 경영진들이 모두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로 진행되며, 이병철 선대 회장과 관련된 기념사업을 하는 호암재단이 주관한다. 그룹 경영진까지 참석하는 추모식과는 별도로 제사는 장손인 이재현 CJ 회장이 자택에서 진행한다. 범 삼성가는 매년 기일을 맞아 용인 에버랜드에 있는 선영에서 추모식을 한 뒤 이병철 선대 회장이 생전 거주했던 에버랜드내의 한옥에서 가족끼리 식사를 해왔다. 특히 맏며느리인 손복남 여사가 직접 식사를 준비한다. 올해는 별도의 가족행사 없이 그룹별로 시간을 나눠 추모식만 진행하기로 했다. 4개 그룹의 오너와 경영진들이 모두 선영을 찾을 경우 혼잡이 예상되기 때문에 삼성그룹이 오전에 추모식을 진행하고 오후 시간을 나눠 CJ, 신세계, 한솔 3개 그룹이 별도로 추모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삼성그룹에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부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등의 가족들이 모두 참석한다. 최지성 미래전략실장과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도 추모식에 참석한다. CJ와 신세계, 한솔 역시 오너 일가가 모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삼성 측에서 에버랜드 소유인 이병철 선대 회장의 한옥 사용을 거부해 CJ가 이에 반발, 추모식에 이재현 회장이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교적 문화를 강조하는 현대차ㆍ현대중공업ㆍ현대ㆍ현대백화점 등 범 현대가는 대대적인 추모행사보다 조용히 고 정주영 명예회장을 추도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고 정 명예회장의 기일인 3월21일에 앞서 매년 3월20일 청운동 옛 정 명예회장의 자택에서 범현대가가 모여 제사를 지낸 후 각 그룹별 별도의 추모 행사를 진행한다. 제사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범 현대가 일원은 이날 빠지지 않고 참석해왔다. 단 정몽구 회장은 2002년 1주기에 참석한 뒤 5년간 청운동 자택 제사에 불참하다 2008년 7주기부터 다시 참석하기 시작했다. 각 그룹별 행사는 현대중공업에서 진행되는 추도식과 울산대 음악회 정도가 매년 추모행사의 맥을 이어오고 있다. 다만 10주기인 지난해에는 정몽구 회장을 중심으로 현대중공업그룹, 현대그룹 등 범 현대가가 모여 음악회와 사진전 등 대대적 추모행사를 열었다. 삼성ㆍ현대차 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그룹은 별도의 추모식 없이 가족모임으로 조용히 치르며 창업자를 기리는 편이다.SK그룹만 하더라도 지난 15일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 기일에 별다른 행사를 하지 않았다. 아들 최신원 SKC 회장과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이 화성시 봉담읍 선영을 참배하며 경건하게 보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가족 전체가 모여 하는 추도식 행사는 5주기 단위로 진행된다. 한진그룹도 조용한 분위기서 고(故) 조중훈 회장의 기일을 보낸다. 특히 10주기인 17일에도 어려운 현 경제상황을 감안해 조촐한 추모식만을 갖는다. 올해 이 자리에는 조양호 회장과 조현아, 조원태, 조현민 등 창업주의 손자ㆍ손녀들이 함께 한다. 이어 한진그룹 내 주요 임원들도 참석한다. 특히 이 자리에는 최은영 회장도 참석해 고인을 추모한다. 두산그룹은 고 연강 박두병 초대회장의 기일인 8월4일에 별다른 공식 행사 없이 조용히 치르고 있다. 박용곤 그룹 명예회장을 비롯해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 박용현 연강재단 이사장, 박용만 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 3~4세들과 일부 원로 임원들만 광주 탄벌리 선영에 모여 추모식을 갖는다. 천주교 집안인 두산가는 고 박 초대회장의 기일에 고 김수환 추기경의 집전 하에 추모미사를 갖기도 했다.박민규 기자 yush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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