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 세계로 뛴다] '한국식 '눈도장 찍기' 미국서도 통하더라'

[한국금융세계로 뛴다] <9>동부화재

강용일 동부화재 뉴욕지점장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현지 대리점들로부터 오히려 제발 좀 그만 와달라는 말을 듣고 있습니다."강용일 동부화재 뉴욕지점장(사진)은 이렇게 말하면서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흔히 '영업'을 잘 하려면 일단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한다고 한다.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에서 만난 강 뉴욕지점장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그의 영업 철학은 '구두 뒤축이 닳도록 다녀라'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현지 대리점을 방문하는 그에게 중개인(브로커)들은 "여기선 당신처럼 다니는 사람을 못 봤다"며 탄복했다. 동부화재의 뉴욕지점이 뉴저지에 터를 잡은 여타 국내 보험사와는 달리 롱아일랜드에 자리 잡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주 고객인 부유층 유태인들이 이곳에 주로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강 지점장이 행동으로 보여준 영업 자세는 중개인들을 감탄시켰고 이는 곧 실적으로 연결됐다.
하지만 강 지점장은 "친하다는 것과 신뢰 관계를 쌓는다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고 못을 박았다. 술자리 등을 통해 친목 도모를 꾀한다는 100% 넌센스라는 것. 현지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상품의 차별성으로 신뢰는 그 다음이라는 설명이다.강 지점장은 "뉴욕에서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하기 전에 보험시장의 기존 강자들에 대한 연구부터 시작했다"면서 "이후 우리 상품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현지 중개인들을 찾아가 장점을 설명하고 함께 신뢰를 쌓아갈 것을 설득했다"고 말했다.또 하나의 강점은 스피드였다. 중개인들이 보험료 등 상품에 대해 문의할 경우 현지 업체들이 응답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일주일이었지만 동부화재는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이는 거절할 때도 마찬가지. 그래야 고객이 다른 보험사의 상품을 빨리 알아볼 수 있지 않겠냐는 설명이다.강 지점장은 "초창기 동부화재의 스피드에 깜짝 놀란 한 중개인이 호기심이 생겨 어떤 보험물건을 가져 왔다"고 했다. 이 물건에 바로 응답을 했더니 다음에 또 가져 오고 이렇게 계약건수가 하나 둘씩 늘어나면서 이제는 하루에 40만 달러라는 실적 기록을 세울 정도가 됐다고 했다. 그는 국내 보험사들끼리의 순위 비교에 대해서는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강 지점장은 "뉴욕에서 1위인 보험사의 점유율이 8%, 2위가 6% 밖에 안 된다"면서 "외국 보험사들에게서 뺏어올 고객들이 어마어마하게 많기 때문에 국내 보험사들끼리 경쟁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강 지점장은 "뉴욕지점이 개점한 지 불과 1년 됐는데 하루하루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 지가 눈에 보일 정도"라며 "직원들도 회사의 성장 속도를 체감하고 있기 때문에 자부심을 갖고 일하면서 성장하는 재미를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롱아일랜드(미국)=조강욱 기자 jomaro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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