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광주=오종탁 기자]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5일 야권 단일화 논의와 관련,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양자회동을 정식 제안했다. 단일화 논의에 앞서 정치혁신에 대한 가치와 철학을 먼저 합의하자는 제안이다. 하지만 안 후보가 야권의 과거 집권 시절 실정과 정치쇄신에 대해 여전히 비판적 입장이어서 6일로 예정된 문재인 후보와의 양자회동에서 단일화-정치혁신의 우선 순위를 놓고 의견차이가 벌어질 것으로 예측된다.안 후보의 문 후보에 대한 회동제안은 이날 전남대 강연 말미에 나왔다. 안 후보는 "선거에 이기고 나서 스스로 분열하고 자멸하는 것은 두 번 다시 나와선 안 된다"면서 "무엇보다 정권을 잡은 다음 기득권에 매몰되는 실패한 개혁의 길로 가서는 결코 안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 "각자의 공약도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일화 방식과 형식만 따지면 진정성이 없고 단일화 감동도 사라지며 1더하기 1이 2가 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선 문 후보와 제가 먼저 만나 서로의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고 정치혁신에 대해서 합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안 후보는 단일화 조건에 대해 ▲기득권 세력을 이길 수 있는 단일화 ▲가치와 철학이 하나가 되는 단일화 ▲미래를 바꾸는 단일화 등 3가지를 제시했다.안 후보는 이같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청중들에게 "정치를 변화시키는 정권교체, 국민의 삶을 바꾸는 정권교체를 위해 하나가 돼야 한다는 데 저와 문 후보의 철학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모든 국민이 인정하고 박수와 축복을 받는 단일화를 이루고 마침내 정권교체를 이루는 데 하나가 돼 달라"고 호소했다.안 후보는 이날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당선을 소개하면서 김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50년만의 정권교체 "낡은 과거의 유산을 딛고 도약할 기회" "민주주의와 인권이 꽃이 피는 시기" 등을 언급하며 호남정서를 자극했다. 그러나 과거 집권세력인 민주통합당, 그리고 문재인 후보에 대해서는 반면교사가 없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의 현재 집권세력에 대해서도 매몰찬 평가를 했다. 과거와 현 집권세력에 대한 양비론을 통해 호남에서 자신만의 확실한 차별화를 시도하고 지지율 반등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이는 안 후보가 강연 서두에서 밝힌 자신의 대선 출마 후 정치지형의 변화를 설명한 데서도 알 수 있다. 그는 자신이 대선에 출마한 뒤에 박근혜 대세론이 깨졌고 정치혁신이 선거의제가 됐고 네거티브, 흑색선전이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세론 붕괴를 설명하면서는 "승리의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이어 안 후보는 "처음으로 정치혁신이나 정당혁신의 과제가 본격적으로 선거 의제가 됐다"면서 "그전에는 이런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라는 시대요구가 정치의 중심에 서게 됐다"면서 "이제 막 시작된 정치혁신 논의가 더 진전되고 실질적인 변화를 보일 때 정치도 국민의 지지를 받고 정권교체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안 후보는 아울러 "네거티브와 흑색선전이 아직도 여전하지만 더 이상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서 "국민여러분이 저 대신 맞서 싸워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일어난 이들 세 가지 변화만으로도 제 도전은 값진 것"이라고 말했다.안 후보의 칼날은 이어 민주당을 향했다. 그는 회동 제안에 앞서 "야권이 먼저 정치개혁에 대한 선언을 해야한다"며 "그것을 지키겠다는 선언을 하고 국민에 약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쇄신변화가 정권교체의 시작"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지난 시기 개혁의 실패에 대한 분명한 성찰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때도 개혁의 구호는 있었으나 결과는 검찰ㆍ재벌공화국에 극심한 양극화를 못 막았다"며 "다시는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으며 믿음을 저버리지 않겠다는 뼈를 깎는 각오와 약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안 후보는 그러면서도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의 집권연장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새누리당 집권 5년, 지난 5년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민생이 파탄나고 평화가 위협받은 거꾸로 간 5년"이라면서 "그런데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이 지난 5년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반성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어 "두려워서 이름을 바꾸고 색깔을 바꾸고 정책을 바꿨다"면서 "그분들이 말하는 변화는 진짜 변화일순 없는 그런 이유"라고 지적했다.이경호 기자 gungho@오종탁 기자 ta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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