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찬구 회장 3년만에 완전히 각자의 길로…거래관계 정리 사업측면보다 오너 갈등의 연장선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 임철영 기자]오너간 갈등으로 분가한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과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이 사업에서도 결별수순을 밟고 있다. 12일 재계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가 최대 합성고무 거래처인 금호석유화학과의 계약을 LG화학으로 변경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금호석화는 형제간 분리경영이 막 시작된 지난 2009년 하반기 금호건설과의 거래관계를 끊었지만 금호타이어와의 거래는 유지해왔었다. 이번에 금호타이어와 거래를 중단할 경우 경영권 분쟁 이후 3년만에 형제가 사업에서도 완전히 결별하는 셈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금호석화와의 합성고무 거래를 정리하는 방안을 회사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거래선을 변경할 경우 준비작업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확한 시기는 확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금호석화와 금호타이어의 거래관계 정리는 사업적 측면보다 오너간 갈등의 연장선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전체 합성고무 물량 중 50% 이상을 금호석화가 차지하고 있고, 품질면에서도 금호석화의 합성고무가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게 현실"이라며 "(LG화학 등) 여타 업체로 바로 옮기기에는 생산능력(CAPA)도 뒷받침이 되지 않고 품질관리도 전면적으로 바뀌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양사는 타 업체 대비 상대적으로 용이한 방법으로 자금을 결제, 배려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같은 좋은 거래관계 역시 오너간 갈등을 넘지는 못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금호석유화학으로부터 합성고무를 납품 받고 어음으로 결제하는데 그 기간이 6개월로 상대적으로 타 거래처 대비 길다"며 "이는 양사간 거래가 오래됐고 그만큼 신뢰가 쌓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계약 관계상 공급사인 금호석유화학은 가능성이 없지만 (금호타이어가) 공급 계약을 해지하더라도 사업포트폴리오상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호석유화학측은 "지난해 1조4787억원을 기록한 합성고무 매출 중 금호타이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안팎에 불과하다"며 "포트폴리오상 브리지스톤, 미쉘린, 굿이어 등 주요 고객사의 비중이 높아 계약 변경이 발생하더라도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사는 일단 관련 내용을 부인하고 있다. 결별설과 관련, 양사 관계자 모두 "현 단계에서 공급처 변경은 모두에게 득(得)될게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편, 공교롭게도 이달 초 주당 12만4000원에 거래된 금호석유화학 주가는 지난 11일(종가 기준) 11만6000원을 기록, 월초 대비 6% 수준 하락했다. 11일 반등세를 제외할 경우 5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금호타이어의 합성고무 공급처 변경 소문이 금호석유화학 주가 하락의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4분기가 시작된 10월 초인 점을 감안할 때 3분기 실적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금호석유화학) 주가에 주된 영향을 미칠 시기"라며 "다만 최근 들어 금호타이어가 합성고무 구매처를 LG화학으로 변경하려 한다는 시장 소문도 직ㆍ간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냐"고 설명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임철영 기자 cyl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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