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큐브·본엔젤스가 입대면 성공한 '앱'된다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제2의 애니팡을 꿈꾸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개발에 나선 새내기 창업자라면 누구나 문을 두드리는 곳이 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설립한 케이큐브벤처스와 장병규 대표가 이끌고 있는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다. 두 사람은 벤처 육성이라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지만 투자 스타일은 서로 다르다. 김 의장은 성장하고 있는 모바일 시장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빠르고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반면 초기 기업의 멘토 역할을 중시하는 장 대표는 긴 호흡으로 투자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성장하는 앱 산업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는 김범수 의장과 장병규 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케이큐브벤처스나 본엔젤스에서 투자를 유치하면 성공 가능성을 검증 받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김범수 의장이 이끄는 케이큐브벤처스는 올해 4월에 설립돼 7개월 만에 8개 기업에 33억원의 투자를 진행하는 빠른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한 달에 한 개 이상의 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선정하고 있고 평균 투자 금액도 4억원이 넘는다는 얘기다. 이 같은 속도는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케이큐브벤처스 관계자는 "현재도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곳이 있으며 연말까지 총 50억원 수준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공격적인 투자가 우수한 기술력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한 김 의장의 전략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모바일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카카오톡과의 시너지도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카카오는 케이큐브벤처스의 펀드에 60억원 이상을 투자했으며 프로그램스, 위시링크, 엠버스, 그린몬스터, 빙글 등 지금까지 투자를 받은 곳은 모두 카카오톡과 연동될 수 있는 서비스를 가지고 있다.반면 2010년 설립한 본엔젤스를 통해 11개 초기기업에 44억원을 투자한 장병규 대표는 오랜 시간을 두고 투자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올해 투자한 기업도 북잼, 나인플라바, 모코플렉스 등 세 곳뿐이다. 투자뿐만 아니라 업무 지원, 경영 자문 등을 제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고 있다는 것이 본엔젤스 측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가정집을 개조한 선릉역 인근의 본엔젤스 사무실은 벤처를 꿈꾸는 이들의 '사랑방'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마음이 급한 창업자에게는 투자하지 않으며 충분한 대화를 거쳐 사람에 대한 신뢰가 생기면 투자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긴 호흡의 접근으로 장 대표는 올해 SK플래닛에 매각된 틱톡 개발사 매드스마트 등을 발굴했으며 본엔젤스 공식 출범 전에 투자한 동영상 검색 업체 엔써즈도 지난해 KT에 매각돼 대표적인 투자 성공사례로 기록됐다.업계 관계자는 "김범수 의장과 장병규 대표의 투자 스타일과 전략은 각기 다르지만 성공한 IT 벤처를 통해 얻은 자금을 다시 벤처 육성을 위해 쓰고 있다는 점은 같다"며 "두 사람의 투자가 앱 산업 성장과 창업 활성화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철현 기자 kch@<ⓒ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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