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채권왕' 빌 그로스가 미국의 3차 양적완화는 미 실업률이 5%대로 떨어질 것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 13일(현지시간) 3차 양적완화를 발표할 때 1, 2차 때와 달리 구체적 시한을 명시하지 않고 조건부로 모기지 채권 매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FRB가 밝힌 조건은 '고용시장의 상당한 개선'이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실업률이 6%로 떨어질 때까지는 3차 양적완화가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그로스는 이날 캘리포니아 뉴포트 비치에서 열린 한 채권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미국의 실업률이 최소 6%로 떨어질 때까지는 FRB가 양적완화를 되돌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FRB가 밝힌 고용시장의 상당한 개선이라는 조건이 최소한 실업률 6%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은 8.1%였다. 그로스는 "기본적으로 FRB는 양적완화에서 빠져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벤 버냉키 FRB 의장은 3차 양적완화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3차 양적완화 뒤에 더 많은 것이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경제 담당 에디터인 데이비드 위셀도 3차 양적완화가 발표된 직후 트위터를 통해 FRB가 3차 양적완화를 발표하면서도 2015년까지 실업률이 완전 고용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그가 제시한 완전 고용을 나타내는 실업률 수준도 5.2~6.0%였다. 그로스는 추가 양적완화로 "미국은 경기 순환 주기상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물가 하락) 국면이 아닌 리플레이션(통화 재팽창)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이에 맞춰 자산 배분을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로스는 통화가 늘면서 향후 몇 년간 물가상승률은 3~3.5%로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그로스는 부채위기는 더 많은 돈을 찍어냄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통화 팽창 과정에서는 중앙은행이 실질 성장률보다는 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리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부채위기는 더 많은 부채를 이용해 해결할 수는 없다"며 "다만 이를 통해 경제를 확장시키고 디플레이션을 중단시킬 수는 있다"고 강조했다.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박병희 기자 nut@ⓒ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