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족'부터 '알뜰족'까지…자전거 즐기기 '각양각색'

-국토종주 인증 도장 다 채우고 완주땐 메달도-길옆의 맛집, 카페에서 낭만충전은 덤-알뜰족은 마일리지 쌓아 할인혜택[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회사원 김철(33)씨는 최근 창고에 처박아 뒀던 자전거를 다시 꺼냈다. 친구들과 함께 국토자전거길 인증에 도전하기로 해서다. 그동안 걸어가기에는 조금 먼 거리를 이동하는 데만 자전거를 썼지만, 건강하게 주말을 즐기기 위해 동창들과 의기투합한 것이다. 김씨는 이왕 자전거를 타는 김에 자전거길 옆의 맛집이나 카페 등 명소도 찾아가보겠다고 마음먹었다.  자전거가 '탈것'에서 벗어나 레저의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가정에서 자전거는 단순 이동 수단으로만 쓰였지만, 자전거 길 등 인프라가 늘어나고 자전거 타기를 즐기는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다양한 즐길 거리가 생겨난 것. 자전거를 타고 찾아갈 수 있는 명소들이 많이 늘었고, 자전거 길을 완주한 이들에게는 정부가 직접 인증까지 해 줄 만큼 인프라가 갖춰졌다. 알뜰족들은 자전거를 짭짤한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자전거의 잠재력을 100%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알아보자.  ◇자전거 타고, 인증도 받고 = 자전거를 타면서 성취욕을 느끼고 싶은 사람은 '국토종주 인증제'를 적극 활용해보자. 국토종주 인증제는 1757km에 이르는 국토종주 자전거길에 무인인증센터를 설치, 전 코스 종주를 마치는 경우 인증을 해 주는 제도다.  

국토종주 인증시 스탬프, 스티커를 받는 데 쓰이는 인증수첩.

국경을 넘나드는 여행자의 여권에 출입국의 도장이 훈장처럼 남는 것같이 국토종주 자전거 길에 설치된 인증센터에서 도장을 찍으면 인증수첩에 여행의 자취가 남게 된다. 모든 도장을 다 찍으면 인증스티커와 인증메달을 얻을 수 있다. 완주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인증수첩을 펼쳐 자전거로 지나온 길의 자취를 추억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지난 4월 4대강 자전거길이 공식 개통한 지 3개월만에 2000명이 국토종주를 완료하고 인증을 받아갔다. 최근에도 하루 25명씩 인증자가 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서 판매하는 국토종주 인증수첩은 9만부나 팔려나갔다.  용도폐기된 공중전화 부스를 활용한 무인인증센터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현재 국토종주 자전거 길에 들어선 40개의 무인인증센터는 폐 공중전화 부스에 빨간 페인트를 칠해 새단장한 것이다. 자원도 재활용하고 30~40대 운전자들은 공중전화 부스를 보며 휴대폰과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전의 추억도 떠올릴 수 있어 일석이조라는 평가다.

전화부스를 활용해 만든 무인인증센터.

 ◇남한강 자전거길 명소 찾아 먹고ㆍ즐기고 = 자전거 인구가 크게 늘면서 길 주변의 음식점이나 카페 등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특히 자전거 이용자들이 '가장 가고 싶은 자전거길'로 꼽은 남한강 자전거길은 수도권에서 가까울뿐 아니라 명소가 많기로도 유명하다.  남한강 자전거길 시점부인 팔당대교를 출발해 얼마 지나지 않아 나오는 '팔당 초계국수'는 남한강 자전거길 개통 후 자전거 애호가라면 한 번쯤 들러 본 곳으로 유명하다. 아침 나절에 출발해 점심 무렵 이곳에 도착하면 살짝 달궈진 몸을 상쾌하게 재충전할 수 있다. 근사한 레스토랑을 연상케 하는 외관으로 주말에는 대기표를 받아야 할 만큼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다. 이곳의 초계국수는 양지육수에 동치미국물이 가미된 시원한 육수와 새콤달콤한 닭가슴살, 쫄깃한 면발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팔당댐을 지나면 북한강 줄기를 따라 이제는 달리지 않는 기차길의 옛 정취가 한 눈에 들어온다. 데이트 장소로 많이 알려진 이곳에는 라이브 카페 '봉주르'가 있다. 넓고 자연스러운 테라스와 주변 공간과 어우러진 고즈넉한 야경, 강이 이루는 운치를 느낄 수 있다. 막걸리부터 칵테일, 와인, 커피 등 다양한 마실거리를 갖췄다. 노릇노릇하게 익은 파전에 시원한 막걸리 한 잔이면 쌓여있던 스트레스가 빠져나가는 느낌이다.

능내역 전경과 기차를 개조해 만든 카페.

봉주르를 지나 팔당 옛길을 달리다 보면 나오는 작은 역 '능내역'도 필수코스다. 간이역사였던 능내역은 지금은 전시공간과 휴게시설로 변신, 자전거 여행자에게 휴식을 제공하고 있다. 폐차된 기차를 활용해 만든 능내역 기차 카페는 자전거족들을 환영하듯 겉면에 자전거 타는 사람들의 그림으로 장식돼 있다. 더이상 열차가 달리지 않는 철로길은 나무 의자와 탁자 등이 놓여 휴식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역앞에는 천막을 친 노천카페에서는 만두, 라면 등 다양한 먹거리를 팔고 있다. 자전거를 타다 지쳤다면 간식거리로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다. 능내역 주변은 이젠 추억이 된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알뜰족은 자전거를 탄다 = 자전거를 타면서 즐거움은 물론 돈까지 벌 수 있는 '일석이조'의 기회도 있다. 녹색교통이 만든 '에코 마일리지'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1km를 달리면 22에코 마일리지를 적립해 주며, 쌓인 마일리지는 자전거 전조등이나 후미등과 같은 자전거 관련 상품을 사는 데 쓸 수 있다. 자전거 대여소, 보관소, 수리점 등 이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자전거를 탄 만큼 포인트를 적립해 주고 적립된 포인트만큼 물건값을 깎아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서울시 송파구는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롯데쇼핑 등에서 포인트를 적립해 주며, 대전시는 시내 433개 업소에서 자전거 이용자에게 5~20%의 할인혜택을 주도록 하고 있다. 경북 구미시에서도 자전거 이용자들이 '굿' 가맹점에 방문하면 요금할인 혜택을 제공하는데 사용자가 1만5000명을 넘어섰다. 충북 청주시는 자전거대여소 이용자에게 문화상품권을 준다.이지은 기자 leez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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