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이민우 기자] 여의도 대선주자들의 캠프가 요즘 '쩐(錢)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캠프 관계자들 입에서는 "캠프 스태프 가운데 자기 호주머니에서 100만원씩 안 나간 사람을 찾기 어렵다"거나 "후보들은 사돈의 팔촌까지 찾아 읍소하며 돈을 구하러 다닌다"고 하소연이다. 본선에 앞서 당내 경선을 치르고 있는 여야 후보들은 경선 흥행 부진, 유권자들의 정치 불신, 공천헌금 파문 등으로 후원금이 모이지 않아 전전긍긍하고 있다. 대선경선에서는 대선비용의 법정상한액인 559억 7700만원의 5%인 약 28억원(27억 9885만 원)까지 후원금을 모금할 수 있다. 그러나 본지가 파악한 결과, 여야 어느 캠프에서도 이 한도를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비용을 국고로 보전 받는 본선과 달리 당내 경선 비용은 모두 후보의 몫이라 캠프에서는 후보에게 직접 후원금을 요청하는 전화를 하루에도 몇 번씩 요청하는 등 웃지 못할 풍경이 여의도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나마 형편이 낫다고 알려진 새누리당 대선경선후보인 박근혜 후보의 경선캠프도 후원금 부족으로 빠듯하게 살림을 운영하고 있다. 박 후보는 지난 달 삼성동 자택을 담보로 1억여원을 대출받았다. 당 경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당장 현금만 4억원이 넘게 필요했기 때문이다. 선거인단 홍보물과 홈페이지와 동영상 제작비는 업체에 양해를 구해 일부만 지급했다. 박 후보는 경선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14일까지 약 10억원의 비용을 모았다. 지난 2007년 그가 경선비용으로 지출한 16억2341만원 중 15억원을 후원금으로 충당한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경선에 뛰어들 때 28억원의 법정 한도액을 채우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지만 후원금 모금이 생각보다 저조하다"며 "돈 공천 파문 등 정치자금 문제가 불거지면서 후원에 인색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민주통합당 후보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경선은 지지부진한데다가 '안철수 변수'로 인해 후원금이 생각만큼 모이지 않고 있다. 상대적으로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 등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어 기업인들의 후원도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다. 컷오프(예비경선)를 통과한 5명의 주자들은 이미 당에 4억원(예비경선 1억 원+본경선 3억 원)의 기탁금을 내 후보들의 통장은 텅텅 비어 있다. 전체 예비후보를 통틀어 가장 먼저 경선 비용 공개를 시작한 문재인 후보는 약 12억원 달하는 후원금을 모집했다. 민주당 예비후보 중 가장 많은 금액이자, 손학규 후보(4~5억원 추산)의 두 배가 넘는다. 하지만 13일 공개한 내역(6월 18일~8월 12일)을 보면 잔액은 3억 8천여만원에 불과하다. 불과 두 달이 채 안되는 사이에 후원금이 70%가 사라진 것이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손 후보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예비경선 기탁금과 선관위 기탁금은 후원금으로 해결했지만 본경선 기탁금 3억 원은 빌려야 했다. 김두관 후보의 살림살이는 더욱 어렵다. 지지율이 답보상태를 보이자 후원금(2억여원)이 생각만큼 걷히지 않았다. 정세균 후보와 박준영 후보의 단일화 논의도 자금 부족 문제가 큰 이유라는 얘기도 나온다. 승리할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3억원의 본경선 기탁금에 얼마나 들지도 모르는 경선 비용이 부담이 됐다는 분석이다. 김종일 기자 livewin@이민우 기자 mwle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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