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외산폰 무덤'...HTC에 이어 모토로라 감원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모토로라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한다. HTC 코리아에 이어 모토로라 코리아도 감원 등 후폭풍을 피해갈 수 없을 전망이다. 14일 구글코리아에 따르면 구글 본사 차원에서 모토로라 모빌리티의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할 계획이다. 전체 인력 2만명 중 20%인 4000명을 감원하고 각국에 위치한 사무소 49곳 중 3분의1을 폐쇄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구글은 지난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한 후 처음으로 모토로라 일반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구글은 국가별로 구체적인 감원 계획은 발표하지 않았지만 한국도 감원 대상에서 예외가 될 수 없을 전망이다. 현재 모토로라 코리아의 직원은 650명 규모다. 일반 사무직이 250명, 연구개발(R&D) 인력이 400명이다. 국내 지사 뿐만 아니라 R&D 센터까지 운영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R&D 센터 축소 또는 이전 등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모토로라 등 외산 휴대폰 제조사는 글로벌 스마트폰 1위인 삼성전자의 안방에서 경쟁하는 만큼 극심한 사업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1~7월까지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외산폰 제조사의 점유율을 합쳐도 채 5%가 안된다. 2011년 외산폰 점유율이 15.4%인 것을 고려하면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더욱이 올해 들어서는 국내에서 외산폰이 1종도 출시되지 않았다. 감원 압박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구조조정이 모토로라가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모바일 기기 사업의 수익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직원들에게 힘든 변화가 될 것이라는 사실도 충분히 알고 있다"며 "충분한 퇴직 수당을 제공하고 재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외산 휴대폰 제조사의 감원 바람은 올해초부터 시작됐다. HTC는 국내 사업 부진을 겪다가 지난 5월 이철환 한국법인 대표를 경질했고 7월 한국 지사 철수를 결정했다. 알뜰폰(이동통신재판매ㆍMVNO) 시장 진출을 타진하는 등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끝내 국내 시장을 포기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애플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휴대폰 제조사들이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최근 확대되는 감원 바람은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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