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회사 통한 자산증여도 과세대상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부동산을 자손들이 주주로 있는 회사에 증여해 해당 회사의 주식 가치가 올랐다면 이를 '포괄증여'로 보고 과세를 할 수 있다는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조일영 부장판사)는 조부 B씨에게 회사 명의로 건물을 증여받은 비상장법인 A사의 주주 2명이 증여세 2억3000만원 등을 취소해달라며 강남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증여세 '완전포괄주의'가 도입된 개정 상증세법상 증여는 거래의 명칭·형식·목적을 막론하고 경제적 가치를 계산할 수 있는 유·무형의 재산을 타인에게 이전해 타인의 재산가치를 증가시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재판부는 "주주들과 특수관계에 있는 B씨가 회사에 부동산을 증여하는 방법으로 주식의 가치를 높여 증여 전후의 차액만큼 이익을 자손들에게 증여했다"며 과세 대상이 된다고 판결했다. 다만 재판부는 "주식가치 차이를 대상으로 과세하는 방식은 객관적·합리적이지 않다"며 부과된 세금 자체는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2006년 조부 B씨는 A사에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3층 건물을 증여했다. 회사는 63억원 규모의 이익을 회계상 이익금에 포함시켜 법인세 15억6000만원을 신고·납부했다. 이후 서울지방국세청은 건물 증여로 A사의 주식 가치가 증가한 부분에 대해 자손들이 B씨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보고 증여세를 부과했다. 그러자 이들은 처분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 청구를 냈지만 기각됐다. 지선호 기자 likemor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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