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제일저축은행이 속아서 돈 빌려준 것으로 보기 어려워”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가짜 서류로 이른바 ‘마이킹 대출’을 받은 룸살롱 업자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염기창 부장판사)는 2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기소된 이모(46)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마이킹 대출은 대출 브로커를 끼고 윤락행위에 자금을 제공하는 반사회적 성격의 대출상품”이라며 “영리목적으로 윤락행위를 하도록 알선·강요·협력하는 자가 영업상 윤락행위를 하는 자에 대해 가지는 선불금 채권은 계약 형식에 관계없이 무효”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선불금 서류도 실질적 담보가 아닌 채권·채무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참고자료였을 뿐 대출승인의 중요한 판단 기준은 매출액 현황이었다”고 덧붙였다.‘마이킹 대출’이란 유흥업소 종사자들에게 지급된 선불금 서류를 담보로 저축은행들이 돈을 빌려준 유흥업소 특화대출을 일컫는 표현이다. 앞서 검찰 조사 결과 영업정지된 제일저축은행은 유흥업소에만 무려 1500억원대 불법대출을 감행한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이씨는 2009년 11월 30억원 규모 선불금을 지급한 것처럼 가짜 선불금 서류들을 꾸며내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14억 6300만원을 대출받은 혐의로 지난 3월 구속기소됐다. 이씨는 당시 서울 강남 역삼동의 모 유흥주점을 사들이기 위해 이같은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재판부는 이씨가 제대로 업소를 운영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한데도 룸살롱 인테리어 공사를 벌인 뒤 관련 업자에게 돈을 빌려 5500만원을 가로챈 혐의는 유죄로 판단해 징역 6월을 선고했다. 박나영 기자 bohena@<ⓒ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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