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경기불황이 인수합병(M&A)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하이마트와 전자랜드, 두 가전유통업체의 M&A가 잇따라 불발되면서 업계는 패닉상태에 빠졌다. 지난달 29일 본입찰을 마친 웅진코웨이 M&A에도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3일 주요 외신과 관련업계 따르면 지난달 25일 본입찰을 통해 하이마트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던 MBK파트너스가 하이마트 인수를 포기했다. 상반기 하이마트의 영업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인수 포기의 배경이다.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 M&A 불발로 이어진 것이다. 하이마트는 올 상반기 경기불황과 선종구 전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실적이 급감했다. 올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9.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1.9% 줄어들었다. 2분기에도 경기 불황에 따른 에어컨 판매 부진 등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으로 매출이 줄어들면서 인수 후 부담이 클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M&A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2일 전자랜드 인수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이마트와 전자랜드는 하이마트를 전략적투자자(SI)인 롯데가 아닌 MBK가 인수할 것으로 관측됐기 때문에 양자간의 인수협상을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공식입장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최근 전자랜드 매출이 부진한데다 실사를 마친 신세계그룹이 매출 전망을 어둡게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이마트와 전자랜드 인수가 모두 불발되면서 M&A 시장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제 위기와 함께 국내 경기 침체가 심각한 상황에서 섣부른 M&A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판단도 M&A 철회에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업계 관계자는 "가전유통산업이 경기변화에 비교적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현재의 불경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M&A를 추진하면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기 때문에 기업과 사모펀드들이 망설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29일 본입찰을 마친 웅진코웨이 매각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2011년 연결기준 매출액 이1조8244억원으로 전년 보다 15% 가량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332억원으로 같은 기간 4.5% 가량 감소했다. 올 1분기에는 매출액 4424억원, 영업이익 6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6%, 14% 증가했다. 하지만 M&A 시장 자체가 얼어붙으면서 투자자들의 성향이 보수적으로 변해가고 있기 때문에 웅진코웨이 인수에서도 투자자들이 까다로운 실사 기준을 적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웅진코웨이 본입찰에는 롯데그룹과 GS리테일, MBK, 콩가 등이 참여했다.이윤재 기자 gal-r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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