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직장인, 5가지 이색 바캉스 풍경 열공모드·나눔행복·별난체험·자유·착한여행[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김혜민 기자]직장인의 여름 휴가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다. 해수욕장 등을 찾아가 콘도에서 삼겹살을 구워먹거나 정해진 패키지 상품을 활용해 동남아시아 등 해외로 떠나는 모습은 이제 대세가 아니다. 2012년 직장인들은 짜여진 여행상품 대신 직접 일정을 짜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여름 휴가동안 자기계발 시간을 갖거나 남을 위한 봉사의 시간으로 활용하는 직장인도 많아졌다. 고급호텔과 쇼핑 대신 현지인들과 함께 호흡하는 '공정여행', 자기계발의 시간으로 삼는 모습도 새롭게 떠오른 트렌드다. 무언가를 배우고 직접 체험하는 샐러던트족(族)의 5가지 휴가 신풍속도를 들여다봤다.
◆휴가기간 자격증 따요..자기계발족= 직장인 이지현(29ㆍ여)씨는 올 여름 휴가지를 태국 꼬따오로 결정했다. 평소 관심 있었던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다. 이씨는 "한국보다 자격증 취득비용이 훨씬 저렴하고 일대일로 배울 수 있다고 해서 홀로 떠난다"며 "내년에는 스카이다이빙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IT기업에 다니는 성진경(31ㆍ여)씨에게도 여름휴가는 자기계발의 시간이다. 재작년에는 운전면허, 지난해에는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땄다. 올해는 틈틈이 배워온 한식 조리사자격증에 도전할 참이다. 아예 도서관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는 직장인도 있다. 지난해부터 공인중개사와 주택관리사 공부를 하고 있는 건설사 김모 부장(45)이 그런 경우다. 김 부장은 "영원한 휴가를 보내지 않기 위해 올 여름 휴가를 포기했다"며 "미리미리 (은퇴 이후를) 준비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나눔의 가치 키워요..봉사족= 자비를 들여 국내외 봉사활동에 나선 휴가족도 있다. 개인병원에서 일하는 김명실(33ㆍ여)씨는 휴가기간 동안 교회에서 주관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올해는 나 자신만을 위한 휴가가 아닌 다른 이들과 나누는 뜻 깊은 휴가를 보내고 싶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금융사에 일하는 이민호씨 또한 오는 9월 께 회사동료 6명과 함께 인도로 단기 자원봉사를 떠날 예정이다.
◆특별한 체험활동 해요..체험족= 아이를 둔 직장인들 사이에는 단연 체험학습이 인기다. 농촌에서 숙박하는 팜스테이, 템플스테이 등이 대표적이다. 조선사에 근무하는 배철중(43)씨는 올 여름 초등학생 아들 둘과 함께 경남 남해 한 마을을 찾기로 했다. 1박2일간 산나물을 채취하고 바닷가에서 조개도 잡을 예정이다. 배씨는 "지난해 큰 아들과 함께 1박2일 농촌 팜스테이를 했는데 아들이 정말 좋아했다"며 "올해는 둘째도 데리고 다녀올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보증사에서 일하는 민연희(31ㆍ여)씨는 전남 구례군 화엄사 템플스테이에 참가한다.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이틀간 명상과 수행을 하며 마음을 다스리고 올 작정이다.마니아들의 휴가는 좀 더 특별하다. 게임업계에 종사하는 정한솔(33)씨는 매년 7월 말이면 부천으로 떠난다. 올해도 어김없다. 스릴러 영화 광팬인 정씨는 "2년 전부터 여름휴가기간을 나눠 3~4일 정도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참석하고 있다"며 "쉽게 접하기 힘든 장르영화들을 보는 게 취미이자 곧 공부"라고 언급했다.
◆내 여행일정은 직접 짭니다..자유족= 샐러던트 휴가족들은 기존에 만들어진 패키지 여행보다 직접 일정을 짜고 공부해야하는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모습이다. 인터넷 검색 등이 생활화된 20~30대 직장인을 중심으로 이 같은 선호도가 더욱 뚜렷하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올해 7~8월 여행수요는 13만5000여명으로 2008년 대비 76.1% 늘었고, 이중 자유여행 에어텔은 무려 141.2%의 증가세를 보였다. 올 여름 일주일 간 체코 이탈리아 2개국을 여행하는 조지혜(28ㆍ여)씨는 "유럽 내 저비용항공사, 철도청을 뒤져 직접 이동코스를 결정했다. 내가 관심있는 부분에 집중할 수 있어 패키지보다 자유여행이 편하다"며 "여행지와 관련된 역사책과 영화를 추천받아 공부 중"이라고 말했다.
◆착한여행 떠납니다..공정족= 책임여행, 착한여행으로 불리는 '공정여행'도 최근 여행객들 사이에서 주목받는 트렌드 중 하나다. 공정무역에서 기안된 공정여행은 고급호텔에 머물며 쇼핑을 즐기는 것 보다 현지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이들의 문화를 존중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방법은 어렵지 않다. 일회용품 쓰지 않기, 직원에게 근로조건 지키는 숙소 택하기, 섹스관광 거부하기, 여행 경비의 1%는 현지 단체에 나누기, 과도한 쇼핑 않기 등이 대표적 가이드라인이다. 공정여행에 관심이 있다는 황기훈(32ㆍ남)씨는 "보고 먹고 즐기는 여행이 아니라 자연과 환경, 문화를 파괴하지 않는 여행"이라며 "착한여행이라는 수식어가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당장 여행사들도 이 같은 트렌드에 발맞춰 대응하고 있다. 모두투어는 여행일정에 봉사활동을 포함시킨 '바른여행' 상품을 판매 중이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사이판, 팔라우 등에서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딸 수 있는 상품을 4~6일 일정으로 선보이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각종 특수테마상품의 모객이 지난해 대비 7월 50%, 8월 45%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조슬기나 기자 seul@김혜민 기자 hmee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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