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J미디어 콘텐츠연구소 가보니…
서울 등촌동 TJ미디어 콘텐츠연구소 내 메인 스튜디오의 모습. 영국 SSL사의 9000KL콘솔 등 국내에서 손가락 안에 들 정도의 스튜디오 장비를 갖췄다. [사진제공=TJ미디어]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국내에서 손가락 안에 들 수준의 스튜디오 장비죠. 실제 음반 제작도 가능할 정도니까요."15일 찾은 서울 등촌동의 TJ미디어 콘텐츠 연구소. 본관 옆에 위치한 4층짜리 건물 전체가 음악으로 가득 찼다. 어딜 가든 문 여는 곳마다 음악이 끊이지 않았다. 얼핏 보면 음반 제작사처럼 보일 정도. 하지만 이들의 손을 거쳐 탄생한 음악은 노래방 반주다. 1층 입구에 위치한 작은 스튜디오에 들어서니 성인가요 메들리 코러스 작업이 한창이었다. 녹음실 안에 있는 이는 시쳇말로 '이 바닥(?)에서 난다 긴다 하는' 현업 코러스 가수라고 한다. 콘텐츠 연구소의 자랑인 메인 스튜디오에는 엔지니어들이 모여 녹음된 소리를 매끄럽게 합치는 믹싱(mixing)작업을 하고 있었다. 압권은 스튜디오 공간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최고급 콘솔. 영국 SSL사의 9000KL이라는 콘솔로 국내에 단 두 대밖에 없는 모델이다. 콘솔 10억원을 비롯해 총 30억원이 투자된 공간이다.이우형 TJ미디어 콘텐츠 연구소 부장은 "코러스, 세션, 엔지니어 등 현직 가수 앨범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스텝이 반주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며 "스튜디오도 음반 녹음실과 똑같은 시스템으로 국내 톱 수준이다. 하나 다른 게 있다면 가수 대신 멜로디가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TJ미디어가 반주 제작을 공을 들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반주 콘텐츠가 소비자들이 노래방 반주기를 선호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 이 회사는 연구소 내 스튜디오 3개, 녹음실, 편집실, 미디 제작 스튜디오 19개 등을 꾸려놓았다. 특히 스튜디오는 설계 전문가가 소리의 흡수와 반사까지 철저히 계산한 결과 탄생됐다. 반주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세션이 직접 악기를 연주해 녹음하는 '리얼'(MR·Music Recorded)과 음원을 이용해 반주를 만드는 '미디'다. 각각 질과 신속성을 우선시한다. TJ미디어는 이 둘을 적절하게 섞는다.이우형 부장은 "인기곡은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실제 연주를 더하는데 보통 신곡이 나온 지 15~20일 후면 미디와 리얼이 합쳐진 노래방 반주 최종본이 나온다"며 "특히 개편 때와 신곡 발표 전에는 그야말로 전쟁이 따로 없다"고 말했다. 이렇게 반주의 기본이 완성됐다면 다음은 믹싱·마스터링 등 소리보정 작업이 진행된다. 이후 자막, 영상, 검수를 거친 후에야 노래방 반주로 합격을 받는다. 이곳에서 한 달 동안 제작되는 반주는 140곡에 이른다. TJ미디어가 보유 중인 전체 반주곡 3만8000여곡을 더하면 실로 엄청난 양이다. 이 같은 음악 콘텐츠는 TJ미디어의 주요 수익원이 된다. 지난해 기준 반주 음악 데이터로 벌어들인 수익은 140억원으로 전년 보다 5.5% 늘었다. 노래방 반주기 부문 매출액은 254억원 가량이다.TJ미디어 관계자는 "최고 수준의 반주 제작 기술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내고 있다"면서 "음악 콘텐츠 부문의 경쟁력을 내세워 동남아 등 해외 시장 진출에도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박혜정 기자 park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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