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이스타, 청바지-진에어 등[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일본 오사카에 가려고 하는데 감귤항공이랑 복숭아항공 중 뭘 탈지 고민이에요.(아이디 ul****)" "청바지항공 탔어요. 승무원 언니가 정말 청바지입고 있더라고요."(아이디 woe**)국내 포털사이트 여행카페에서는 종종 항공사 이름에 감귤, 복숭아 등 먹을거리가 등장한다. 역도선수 장미란은 물론 청바지, 갈매기 등의 단어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모두 최근 몇년래 출범한 저비용항공사(LCC)에 붙은 일종의 애칭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이돌그룹 빅뱅을 모델로 선정한 제주항공은 '감귤항공', '감귤네' 등으로 불린다. 제주를 떠올리면 연상되는 감귤과 제주항공의 주황색 CI 컬러로 인해 만들어진 별명이다. 초창기 몇몇 사이트에서 누리꾼들이 제주항공을 '감귤항공'이라 칭했고 이제는 국내 항공사에 붙은 대표적 애칭이 됐을 정도로 널리 퍼졌다. 포털사이트에 '감귤항공'을 검색하면 오픈사전에도 그 의미가 올려져 있을 정도다.이달 한국에 첫 취항한 일본 LCC 피치항공은 피치(Peach)라는 영문명 그대로 '복숭아항공' 또는 '복숭아네'로 불린다. 피치항공은 여객기와 객실승무원의 유니폼 색상이 복숭아색일뿐 아니라 기내식, 기내음료 등도 복숭아라는 사명을 반영한 콘셉트로 구성돼 더욱 눈길을 끈다. 국내 LCC인 이스타항공은 출범 직후부터 꾸준히 역도선수 장미란 선수를 앞세운 홍보활동을 펼치면서 '장미란항공', '로즈란(장미란 선수의 별명)항공' 등으로 불리고 있다. 초창기에는 1만9000원대 초특가 항공권을 자주 선보인 까닭에 '1만9000원항공'으로 통하기도 했다. 진에어는 타항공사와 달리 객실승무원이 청바지와 운동화를 착용하고 있어 '청바지항공'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진에어의 '진'은 참되다는 의미의 진(眞)과 실용성을 뜻하는 Jean(청바지)의 의미를 갖고 있기도 하다. 객실승무원 또한 지니라는 애칭으로 통한다.에어부산은 지역을 기반으로 한 LCC답게 부산이라는 지역색이 반영된 별명을 갖고 있다. 에어부산의 CI는 '부산'하면 떠오르는 노래 '부산갈매기' 속 갈매기 모양이다. 이 때문에 '부산항공' 또는 '갈매기항공' 등으로 주로 불린다.이 같은 애칭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고 이미지가 고착화 되지 않은 국내 LCC들을 중심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은 물론 입소문을 퍼뜨리는 효과까지 가져다줘 사측에서도 마케팅 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감귤항공이라는 애칭은 회사 측에서 특별히 만든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인터넷에서 먼저 생겨 퍼진 경우"라며 "고객들이 그만큼 아껴주신다는 의미로 알고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 LCC 한성항공이 전신인 티웨이항공 또한 과일항공 대열에 합류할 뻔했던 케이스다. 티웨이항공은 대주주였던 토마토저축은행과의 관계, 토마토색상의 CI컬러로 인해 초창기 '토마토항공'으로 짧게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토마토저축은행의 영업정지 등으로 티웨이항공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며 애칭으로 굳어지지 않았다. 사측에서도 '토마토항공'으로 연계되는 것을 꺼리는 케이스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들에 붙은 애칭은 고객들이 항공사들을 더욱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장점이 있다"며 "최근 저비용항공사들을 이용하는 여행객들이 늘어나 시장이 활성화된데 따른 것이 아니겠냐"고 분위기를 전했다.우리나라에 저비용항공 시대가 열린 것은 2005년 8월 한성항공이 청주~제주노선에 취항하면서부터다. 이듬해인 2006년 제주항공이 출범했고, 2008년 진에어, 에어부산 등이 잇따라 등장했다. 초창기 영남에어 등이 재정난으로 난항을 겪은 것과 달리 최근 몇년간 국내 LCC들은 시장 확대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국토해양부에 따르면 김포~제주 등 국내노선에서 LCC의 수송분담률은 2008년 9.7%에서 지난해 41.4%로 불과 3년만에 30%포인트 이상 뛰어올랐다. 국제선 분담율도 같은 시기 0.03%에서 4.3%로, 올 1분기에는 6.3%로 상승했다. 취항 국제노선 또한 1분기 기준 총 19개로 늘었다.조슬기나 기자 seu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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