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결과, 그리스처럼 20% 이하 지지율 정당 난립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네덜란드에서 유로 체제에 반대하는 정당들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현지시간) 현지 여론조사기관 '모리스 드 혼트'가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금 당장 네덜란드가 총선을 치르면 과반을 획득하는 정당 없이 군소 정당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그리스와 같은 정국 혼란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마르크 뤼트 네덜란드 총리는 지난달 긴축안 합의에 실패하면서 내각 총사퇴를 선언했다. 네덜란드는 오는 9월12일 총선을 치를 예정이다. 총사퇴 선언 후 긴축안은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말 의회에서 통과됐다. 로이터 통신은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긴축 정책과 현재 유로존 체제에 대한 네덜란드 유권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보도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과반 정당이 한 곳도 없어 3~4개 정당이 연정을 구성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곳은 오는 7월 출범 예정인 유럽안정기구(ESM)에 반대하는 사회당이었다. 하지만 사회당은 네덜란드 의회 총 150석 중 29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리스 총선에서처럼 원내 1당 지지율이 20%에도 미치지 못 하는 것이다. 사회당은 긴축에 따른 사회보장 혜택 축소를 우려한 저소득층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응답자 중 50%가 새로운 긴축안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긴축안에 찬성한다고 답한 비율은 31%에 그쳤다. 3주 전 여론조사에서는 긴축을 지지한다는 비율이 51%, 반대가 28%였는데 정반대로 뒤집힌 것이다. 뤼트 총리의 자유민주당 지지율은 2위였고 25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집권 자유민주당과 지난 의회에서 기독민주당과 연정을 구성했다. 극우파 헤이르트 빌더스가 이끄는 자유당과 노동당의 지지율은 상승해 각각 23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긴축안에 반대하며 지난달 내각 총사퇴의 빌미를 제공했던 자유당의 빌더스 대표는 유로존과 유럽연합(EU) 잔류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제안한 바 있다. 그는 네덜란드가 유로를 포기하고 옛 통화인 길더화를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빌더스는 또 9월 총선 이전까지 네덜란드 의회가 ESM 설립안을 연기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유권자들 중에서도 상당수가 ESM에 대한 국민투표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응답자 중 절반 가량은 국민투표가 우선되지 않으면 ESM을 승인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했다. 통신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봤을 때 중도, 우파, 좌파 중 어느 쪽도 연정 구성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총선 후에도 네덜란드 정국 불안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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