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조선, 6개월 만에 6500억원 규모 신규 수주

국내 최초로 가축운반선 건조

▲지난 15일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PBHH 경영진과 말레이시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관료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가축운반선 계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하성용 성동조선해양 대표이사.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는 성동조선해양이 6개월 만에 신규 수주를 따냈다.성동조선은 최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소재 대형 육가공업체 PBHH로부터 가축운반선 10척을 수주했다고 20일 밝혔다. 수주금액은 6500억원에 달한다.이번 수주는 성동조선이 지난해 11월 핸디막스급 정유운반선을 수주한 뒤 반년 만에 수주의 물꼬를 튼 것이다. 추가 10척의 옵션 수주 물량까지 포함돼 있다.이번에 성동조선이 수주한 선박은 가축 7000마리급 5척, 1만1000마리급 5척으로 2013년도부터 차례로 인도될 예정이다. 특히 이 가축운반선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만들어지는 선박이다. 이 배는 PBHH가 연간 최대 40만마리의 소를 수단에서 말레이시아로 수입하는 독점 사업권을 따내면서 발주된 것이다. 말레이시아와 수단은 2010년 가축 수출입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이번 가축운반선은 이슬람교도들의 '하랄(허용되는 것)'이라고 불리는 문화에 의해 나타난 선박 형태다. 주로 이슬람국가에서 가축 수입용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과거 이 배는 새로 만들기보다는 주로 일반 상선의 개조를 통해 사용됐다. 그러나 요즘은 가축 보호를 위한 규정의 강화와 환기 및 사료공급 시스템 등 최신식 장비를 장착하는 것이 필수가 됐다. 앞으로 신규 건조 수요도 많아질 전망이다.하성용 성동조선 대표이사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선별 수주로 수익성 우선의 수주전략을 정착시킬 것"이라며 "경영혁신을 통한 경쟁력 제고와 품질 개선활동을 통해 고객의 수요에 부응하는 선박을 건조할 수 있도록 경영체질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품질 경쟁력 확보를 통한 수주역량 집중과 내실경영을 강조한 것이다. 이를 위해 성동조선은 전 분야에서 비용절감에 나서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대대적인 조직개편 등 체질 개선에 힘쓰고 있다. 아울러 성과 중심 기업문화를 정착시키는 등 책임경영 체제도 강화하고 있다. 성동조선은 2010년 4월 수출입은행·우리은행 등 채권단과 경영정상화에 대한 자율협약을 맺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속히 얼어붙은 해운시장과 파생상품인 키코 손실 등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졌기 때문이다.성동조선은 올해를 '경영정상화를 실현하고 지속적인 성장의 기반을 다지는 원년의 해'로 정하고 향후 이번 가축운반선 같은 틈새시장은 물론 고부가가치선 수주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성동조선 관계자는 "채권은행들의 적극적 지원에 직원들도 힘을 내고 다시 한번 해 보자는 마음가짐으로 하나로 뭉쳐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박민규 기자 yush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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