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매장에서 '씨'가 마른 외산폰

국산폰 공세에 출시 일정 미뤄…아이폰 빼고는 사실상 전멸

외산폰의 국내 휴대폰 시장 점유율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갤럭시 S3를 선두로 한 국산폰들의 공세에 기가 눌려서일까. 소니와 HTC 등 외산폰들이 명함도 내밀지 못하면서 '외산폰 기근'이 심화되고 있다. 9일 외산 스마트폰 제조사 및 통신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시장에서 외산 스마트폰은 단 한 종도 만날 수 없을 전망이다. 상반기 출시를 논의 중이던 제품들이 출시를 무기한 연기한 탓이다. 게다가 하반기 출시 계획을 아직 잡지 못하는 외산폰도 수두룩하다. 소니모바일 관계자는 "엑스페리아P나 엑스페리아S 출시를 위해 통신사와 협의 중이지만 아직 출시 일정을 잡지 못했다"며 "당분간은 한국 시장에 신제품을 선보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소니모바일의 엑스페리아S는 올초 전파 인증을 받은 뒤 출시가 지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당초 이들 제품이 상반기 출시될 것으로 관측해왔다. HTC와 모토로라, 리서치인모션도 현재로선 출시 계획이 없다. 지난 해 말 제품을 선보인 후 차기작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 못하는 것이다. 그나마 애플 아이폰이 외산폰의 체면을 살리고 있지만 아이폰 5가 하반기에나 출시될 전망이어서 외산폰 기근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외산 스마트폰 업체들이 제품 출시를 미루는 것은 삼성 갤럭시S3와 LG 옵티머스 LTE2, 팬택 베가레이서2 등 국산폰이 앞다퉈 출시되면서 설 자리가 없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산폰의 성능이 만만치 않은데다 대규모 마케팅이 펼쳐지면서 맞상대를 꺼리는 것이다. 외산폰 기근 현상은 지난해도 마찬가지였다. 국내 시장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LTE가 활성화됐지만 외산 스마트폰 중 LTE를 지원하는 제품은 HTC 레이더4G 스마트폰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었다. 외산폰이 설 자리를 잃으면서 시장 점유율도 떨어지고 있다. 1~4월까지 외산 스마트폰 점유율은 애플 아이폰을 합쳐 5%가 채 되지 않는다. 2011년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외산폰의 점유율이 15.4%인 것을 고려하면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삼성전자와 양강 구도를 이루는 애플의 아이폰4S조차 국내 시장에서는 맥을 추지 못한다. 이통사들은 당분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엑스페리아S 같은 경우 해외 시장에서 인기가 좋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성공을 장담하기 힘들다"며 "외산 스마트폰의 성능이 국산 스마트폰에 밀리면서 외산 스마트폰 제조사에서조차 국내 시장에 신제품을 출시하려는 의지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외산폰을 들여다 놓으면 통신사의 단말 라인업 구색을 맞추는데는 도움이 되지만 판매가 부진하면 보조금을 태워 재고 처리를 해야 하는 부담이 적지 않다"며 "하반기에나 외산 스마트폰 출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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