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구슬을 꿀꺽! 어린이 '삼킴·중독사고' 주의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지난 2월, 서울에 거주하는 이 모(1)군은 가정 내 거실에서 바퀴벌레 약을 먹어 응급실을 찾았다.#경북에 거주하는 배 모(1)양은 지난 2월, 아버지가 장난감에 들어가는 수은 건전지를 교체하려고 빼놓았던 차에 건전지를 입에 삼켜 응급내시경 받아야했다.최근 아이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삼킴 및 중독사고가 빈발하고 있어 보호자들의 각별한 주의와 안전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어린이 삼킴·중독사고는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가정용품을 통해 발생하므로 사전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보호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8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어린이 안전사고 중 삼킴·중독사고 사례를 분석한 결과, 가정 및 보육·교육시설에서 발생한 0세~14세 아동에게 발생한 이물 삼킴사고는 총 2810건이었다.삼킴 사고를 유발한 품목으로는 완구류(17.3%)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생선가시 12.9%, 구슬 9.0%, 동전 5.7%, 사무용품 5.0% 순으로 집계됐다. 아이들은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것을 쉽게 입에 넣는 경향이 있는데 이물질을 잘못 삼키게 되면 기도를 막아 질식을 유발할 수 있고, 심각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현재 완구류는 자율안전확인대상 공산품으로 지정돼 종류와 크기에 따라 사용가능 연령과 주의사항을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완구류에 부착된 작은 부품을 삼켜서 발생하는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어 사고다발 품목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자석은 2개 이상 동시에 삼키면 장내에서 자석끼리 끌어당겨 장 천공과 패혈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하다. 해외에서는 자석으로 인한 어린이 사망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특히 단추형 전지의 경우, 삼킨 후 장시간이 경과하면 체내 조직에 심각한 화상을 입힐 수 있으므로 사고발생 즉시 응급실로 방문하여 적절한 처치를 받아야 한다.아이들이 의약품이나 살충제, 표백제 등과 같은 화학제품을 먹거나 마셔서 중독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도 왕왕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3년간 소비자원에 접수된 어린이 중독사고는 총 551건으로 이 중 중독사고 다발 상위 10개 품목으로는 의약품(20.1%)이 가장 많았으며 살충제(9.1%), 표백제(6.4%), 담배(2.7%) 등이 뒤를 이었다.특히 바퀴벌레나 개미 퇴치를 위해 가정 내 바닥에 붙이는 겔형 또는 과립형태의 살충제로 인한 어린이 중독 사고도 상당수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제품이 어린이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데다 일부 제품은 표면에 과일 모양의 식품 도안이나 어린이가 좋아하는 방향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제품개선이 시급하다.소비자원은 "어린이 안전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가정 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체크리스트'를 마련하고 교육·홍보를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소비자원은 ▲작은 부품이 부착된 완구의 안전 점검 ▲어린이보호 포장용기 적용대상 확대 ▲살충제에 식품 관련 도안 사용금지 등을 관련 기관에 건의할 계획이다.오주연 기자 moon17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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