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와 LG디스플레이(LGD)가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기술 유출 사건을 두고 격돌했다. SMD는 사과와 후속 조치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고 LGD는 기술을 빼간 적이 없다는 반박 입장을 내놨다. 이번에 유출된 핵심 기술은 LGD가 개발 중인 제품에는 불필요한 기술이라는 점에서 양사의 공방은 한동안 논란을 이어갈 전망이다. 경기지방경찰청 산업기술유출수사대는 5일 SMD의 대형 OLED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전 SMD 수석연구원 조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같은 혐의로 SMD 전현직 연구원 및 LGD 임원 등 10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SMD에서 대형 아몰레드 TV 핵심기술인 SMS(Small Mask Scanning) 기술개발에 관여해오다 지난 2010년 11월 경쟁회사로 옮겨 1억9000만원을 받고 이 기술에 대한 자료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는 금전적 대가 외에 기술 유출 조건으로 제시된 LGD 임원급 입사가 무산되자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와 접촉해 관련 기술의 해외 유출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구속 입건된 SMD의 현직 연구원 강모씨 등 전·현직 SMD 연구원 5명은 카카오톡·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관련 제조공정과 진행사항 등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SMD 전현직 연구원들을 영입해 SMD의 기술을 빼돌린 LGD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펼치고 있다. SMD 관계자는 "LG 경영진이 기술력 부족을 단기간에 만회하기 위해 삼성의 기술과 핵심인력 탈취를 조직적으로 주도했다는 점에서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LG가 겸허하게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최고 경영진급의 사과와 관계자 퇴직 등 후속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GD 관계자는 "경찰이 입수했다고 추정하는 자료는 차별적인 가치가 없는데다 우리의 OLED 기술은 SMD의 기술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며 "인력 유출에 대한 문제제기도 업계의 관례일 뿐이며 전직 금지 기간이 끝나 LCD에 입사하는 직원들이 타 회사의 기술을 유입하는 행위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기술 유출의 핵심인 SMS는 SMD가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RGB 방식 OLED 패널에 사용되는 표면처리 기술이다. RGB는 빨강, 초록, 파랑의 유기물질이 수평으로 배열돼 있어 이들 물질을 각각 증착할 때 '패터닝 마스크'가 필요한데 이 마스크가 얇기 때문에 패널을 키우면 중심부에 늘어짐이 발생해 수율이 떨어진다. SMS는 이 단점을 개선해 기판에 작은 마스크가 움직이면서 대형 기판에도 증착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문제는 LGD가 시제품으로 선보인 WOLED 방식은 유기물질들이 개별 판 형식으로 수직으로 적층돼 있어 증착할 때 마스크가 필요 없다는 점이다. LGD 역시 이 점을 들어 기술 유출의 이유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SMD는 "WOLED는 OLED의 미래 기술인 플렉시블(곡면)을 구현할 수 없기 때문에 이 기술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RGB 방식이 유기물질이 개별 소자로 배열돼 있어 플렉시블 구현이 용이한데 비해 WOLED 방식은 유기물을 수직으로 쌓아 백색의 픽셀을 만든 뒤 필터까지 겹쳐야 해서 플렉시블 구현에 난점이 있기 때문에 이 기술이 빼내려고 시도했다는 주장이다.LGD는 "구현 방식상 플렉시블이 안 될 것이라고 생각 할 수 있지만 WOLED 역시 플렉시블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양사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은 LGD가 기술 빼돌렸다는 점에 혐의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박지성 기자 jiseo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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