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공기업 '상생 나눔경영으로 파고 넘자'

#1 서울시설공단 직원들은 주말이나 휴일이면 어김없이 순번을 정해 장애인콜택시 자원봉사에 나선다. 이 사업은 서울시설공단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익사업의 하나로 지난 2010년 8월 직원들의 총의를 모아 시작했다. 공단 내 휴무차량을 이용해 펼쳐지는 이 사업은 지금까지 연인원 2300여명이 참여해 장애인들의 손과 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 경기관광공사는 최근 경기도음악협회와 '음악가' 재능기부 업무협약을 맺었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캠핑장과 농촌체험마을 등을 돌며 무료로 음악회를 열기 위해서다. 경기관광공사는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올해 5~6곳의 도내 무료 음악회 개최 장소를 물색 중이다. 내년부터는 이 사업을 대폭 확대할 계획도 갖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산하 공공기관(공기업)들의 '나눔 경영'이 빛을 발하고 있는 현장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할 것 없이 지자체 산하 공기업과 공공기관들은 그동안 벌여온 단순체험이나 일회성 봉사에서 벗어나 지역민과 호흡하는 '숨이 긴' 봉사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특히 일부 공기업들은 사회취약계층의 주거문제 해소와 병마와 싸우는 지역 주민들의 고통해소에 동참하면서 지역민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2일 주요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서울시농수산물공사는 가락시장 내 유통상인들의 도움을 받아 '푸드뱅크' 사업을 하고 있다. 푸드뱅크를 통해 지난 2009년 이후 지금까지 총 21t을 인근 지역 어려운 이웃에 지원했다. 공사는 또 서울시복지재단에 운영 중인 꿈나래희망통장에 1억6000만원을 기부했다. 이런 노력이 성과를 거둬 제18회 전국자원봉사자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1사1촌 교류로 국무총리상을 받기도 했다. 서울시설공단도 나눔 경영에서 둘째라면 서러워하는 공기업이다. 지난 2005년 이후 연인원 8500여명이 20만 시간이 넘는 기록적인 사회봉사활동을 벌이는 등 나눔 경영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설공단은 지난 2005년 어느 장애인 재활시설의 계단이 낡고 위험해 교체한 일이 계기가 됐다. 공단 직원들은 현재 서울시내 14곳의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방문 나눔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비용은 십시일반 모으고 있다. 또 공사현장의 폐블록 등 버려진 자원을 재활용해 기술봉사에도 나서고 있다. 특히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익사업으로 장애인콜택시를 운영하고 있는 공단은 2010년 8월부터 주말, 휴일마다 전임직원들이 운전기사 휴무로 쉬는 차량을 자원봉사 형태로 운전하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경기도시공사가 활발하게 나눔활동을 펼치고 있는 대표 공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우선, 도내 기초생활수급자ㆍ한부모가정 등 저소득 취약계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기존주택 전세임대를 통해 300가구를 공급한다. 지역별로는 고양ㆍ시흥시 각 70가구, 성남ㆍ남양주시 각 80가구다. 기존주택 전세임대는 해당 주택을 경기도시공사가 전세계약한 뒤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사업. 입주자로 선정되면 최대 7000만 원까지 전세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저렴한 임대료로 최대 10년까지 거주 가능하며, 금융권 대출이 힘든 저소득가구라도 350만 원 이하의 보증금으로 입주할 수 있다. 경기도시공사는 5월에도 도내 쪽방 거주자 등 주거 사각지대에 거주하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전세임대주택 200가구 공급을 추진한다. 경기평택항만공사도 최근 천주교 수원교구와 상호봉사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번 양해각서 체결로 평택항만공사는 앞으로 저소득,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을 해마다 초청해 평택항 견학을 실시한다. 인천도시공사는 지난 1월 통폐합 출범한 뒤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검토 중이다. 올해 추진하는 17개 사업 중 13개 사업이 3년 이상 추진하는 중장기 사업이다. 1회성 기부활동에서 벗어나 1사1하천 가꾸기, 1사1촌마을 농번기 봉사, 사랑의 PC보내기 등을 추진한다. 인천교통공사는 올해 800만원의 장학금을 지역에 쾌척할 계획이다. 또 관내 18개 복지시설에서 김장담그기와 목욕보조 등 봉사활동을 펼친다. 대전도시철도공사는 모든 직원이 봉급 1만원 아래 자투리 돈을 모은 '우수리모금' 활동을 통해 해마다 3명의 난치병어린이를 돕고 있다. 1사1촌 결연을 통한 마을 청소, 사랑의 연탄보내기, 김장담그기도 펼친다. 충남개발공사는 2010년부터 1년에 두 차례 전 직원 농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대전도시공사는 지난 2006년 '드리움봉사단'을 결성, 지역민과 나눔봉사 호흡을 맞추고 있다.  지방 공기업과 공공기관 직원들도 매우 적극적이다. 대전도시공사 김경호 씨는 "최근 대전시 중구 대사동에 사는 김현동 할아버지 댁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던 중 부엌에 '드리움봉사단 여러분 진심으로 고마움을 잊을 수 없습니다'라는 글이 있는 것을 보고 가슴 뭉클했다"면서 "봉사활동은 어려운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 이전에 '내 마음의 부족한 2%'를 채워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눔경영과 관련, 이재영 경기도시공사 사장은 "지방 공기업도 이제는 지역민과 상생을 통해서 협력해야 한다"고 당위성을 강조하고 "경기도시공사는 사업 특성을 살려 오는 5월까지 기존주택 전세임대주택 500가구를 공급하고, 하반기에는 전 직원들이 참가하는 자원봉사활동과 1사1촌 돕기 등 다양한 나눔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종일ㆍ이영규ㆍ김봉수ㆍ이영철기자 dream@이영규 기자 fortun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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