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탈출' 저축은행 CEO들] ①김승규 한화저축은행 대표그룹서 2400억 투입 자구노력BIS비율 8.5%로 대폭 개선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지난해 영업정지 사태 이후 저축은행 업계는 긴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출을 지렛대 삼아 몸집을 수조원대로 불렸던 대형 저축은행들은 지금 실적악화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고객들은 등을 돌렸고, 업계는 부실의 주범인 PF시장에서 손을 뗀 뒤 새로운 먹거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위기'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저축은행들이 있다. 이들은 다시 위기를 기회 삼아 뛰고 있다. 아시아경제신문은 새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저축은행을 발굴해서 최고경영자(CEO)와의 릴레이인터뷰를 매주 1~2회 진행한다. <편집자 주>"한화그룹 내에서도, 고객들에게도 신뢰를 쌓아가는 단계입니다. 최근 두 달 새 예금이 650억원이나 늘었으니 어느 정도 성공한 것 같습니다."김승규 한화저축은행 대표는 차분하면서도 자신감에 차 있었다. 한화저축은행은 지난 2008년 한화그룹이 당시 새누리저축은행을 인수해 출범시켰으며, 부실 저축은행의 퇴출작업이 한창이던 지난해 7월 사명을 '새누리'에서 '한화'로 바꿨다. 김 대표는 2009년 2월 대표로 기용된 뒤 3년 간 부실을 털고 내실을 다지는데 노력해 왔다. 그리고 이제 그 노력이 결실을 보이고 있다.김 대표는 23일 "한화그룹이 유상증자를 통해 새누리저축은행에 총 2400억원을 투입했고, 이 같은 자구 노력이 신뢰를 얻어 최근 고객이 몰리고 있다"면서 "현재 지점은 부천과 성남 지역에 있지만 서울, 특히 강남 고객들의 신규계좌 개설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꾸준한 노력 끝에 강남부자의 마음을 잡는데 성공한 것. 이로 인해 지난해 12월 5540억원이던 수신고는 현재 6200억원으로 두 달 새 650억원이 늘었다. 업권이 겹치는 토마토저축은행의 영업정지도 수신고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김 대표가 취임후 가장 역점을 둔 건 부실청산. 인수한 뒤 보니 자산의 절반이 부실이었다고 한다. 김 대표는 "회사가 망가진 원인을 분석해보니 ▲투명하지 못하고 ▲시스템이 없고 ▲소통이 안된 탓"이라면서 "이 세 가지를 적극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TSC경영(TransparencyㆍSystemㆍCommunication)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TSC경영이 도입되면서 실적이 집계되면 곧바로 직원들과의 정보공유를 통해 문제점을 찾아낼 수 있었다. 문제점이 나오면 직원들과 함께 고민했다. 2009년부터 2년간은 매 분기, 작년부터는 반기 기준으로 이 같은 공개분석을 실시하고 있다. 마장동 축산물시장을 찾아 우량 업체에 돈을 빌려주는 '미트론', 홈쇼핑에 물건을 납품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한 '벤더론' 등 업계 최초의 특화된 대출상품을 출시한데 이어 아파트담보대출, 스탁론 등에도 뛰어들었다. 함께 고민하고 발로 뛰다보니 기회가 찾아왔다. 인수 직전인 2008년 12월 말 마이너스 11.2%였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8.50%로, 49.8%였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4.9%로 대폭 개선됐다. 김 대표는 "무수익 자산은 모두 청산했고, 시스템 기반의 여신이 5000억까지 늘어 올해 상반기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지난 3년이 정상화의 기간이었다면, 올해는 본격성장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액대출에 대해서는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대기업 그룹 계열사란 점을 감안해 이 시장에는 진입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 보기 드물게 연이율 30%대 대출상품을 판매하지 않는 것도 이런 이미지 관리를 위한 전략이다. 이 대표는 "신뢰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소액대출은 계획이 없다"면서 "그룹 내에서도 규모에 드라이브를 걸며 '스타'의 역할을 하기보단, 견조한 '캐시카우'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 계열과의 영업 시너지는 가시화 단계다. 현재 한화저축은행의 정기예금을 운용하는 신탁상품을 그룹 계열사인 한화증권과 대한생명에서 판매하고 있다. 전국 영업이 가능해진 셈이다. 그는 "향후 BIS비율과 고정이하 여신비율을 꾸준히 개선해 오는 2014년에는 경기ㆍ인천 지역으로 영업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대표는 1983년 고려대 통계학과를 졸업하고 한화종합금융(구 삼희 투자금융)에 입사해 한화파이낸스 대표이사, 한화투자신탁운용 경영지원·Al 운용본부장 등을 거쳤다. 김현정 기자 alpha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김현정 기자 alphag@<ⓒ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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