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영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인터뷰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성정은 기자] 한류는 요즘 아시아를 넘어 국제문화계의 당당한 주류가 되고 있다. 유럽에서 분 케이팝(K-POP, 한국가요) 열풍과 함께 비빔밥과 같은 한식과 불교예술공연인 영산제 등 전통한류도 국제사회에서 매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류의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같은 기운에 힘입어 올해는 '전통한류, 관광, 문화일자리'라는 3대과제를 집중으로 풀어나갈 방침이다. 우리의 한식을 세계화하고, 한류를 굴뚝 없는 산업인 관광산업의 견인차로 만드는 한편, 문화관광산업을 일자리 창출의 메카로 만들어 여가와 관광, 문화를 하나로 아울러 한국의 대표 상품으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이 같은 사업을 일선에서 지휘하고 있는 사령관이 바로 곽영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사진·55)이다. 대통령실 문화체육비서관에서 지난해 11월 친정인 문화부로 돌아온 곽 차관은 지난 16년간 문화부, 국립중앙도서관, 국립중앙박물관 등 요지에서 문화관련 산업과 교육 등을 담당하면서 다진 전문성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와룡동 문화부 청사에서 그를 만나 한 시간 넘게 문화부의 한류확산 구상을 들어봤다.<대담=태상준 사회문화부 차장> ◆한옥ㆍ한복ㆍ한식으로 전통한류의 힘 보여주겠다= 곽 차관은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지난해 6월 프랑스에서 외규장각 도서 반환얘기를 꺼냈다. 곽 차관은 "외규장각 도서가 돌아오는 때를 기점으로 한류가 전 세계로 퍼지기 시작했다"면서 "몇 달 뒤 외규장각 도서 귀환의 큰 공로자이자 '문화 애국자'인 고(故) 박병선 박사의 유골을 기내에서 공항까지 안고 왔는데 정말 가슴이 뭉클했다"고 회고했다. 이처럼 곽 차관의 한류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곽 차관은 한국 대중문화에 집중돼 있는 한류를 문화유산으로 확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곽 차관은 올해를 '전통 한류'를 다지는 토대마련에 온 힘을 쏟기로 했다. 그는 한국의 의식주 문화를 한류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계획을 만들어 놨다. 곽 차관은 "2002년 월드컵 당시 '템플스테이'(사찰숙박)가 숙박체험으로 각광받았었는데 이를 이어 경상북도와 전라남도 지역의 100년 이상 된 고택(古宅)과 종가집 600여 곳을 2014년까지 지정해 우리네 전통문화와 한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거주가 가능한 건축 문화재는 보존과 활용을 동시에 벌여야 오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복입기 활성화'도 염두에 두고 있다. 문화부는 정부부처에 장차관 임명식 등 의전과 공식 행사부터 '한복 입기'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문화부는 또 전통한복부터 현대스타일의 한복을 전시하고 체험할 수 있는 '한복진흥센터'를 연내에 설립해 디자이너 재교육과 일반인 한복교육을 벌일 방침이다. 곽 차관은 "1990년대 초 문화부는 한 달에 한번 한복입기 운동을 한 적도 있다"면서 "우리 국민들은 여전히 명절에 겨우 한 번씩 입는 수준인 만큼 일상에 어떻게 적용할 지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일본은 고유의상인 기모노를 입으면 혜택을 주는 기모노 카드가 있다"면서 "올해 우리는 한옥마을 등에서 한복을 입은 사람들에게 할인 등 혜택을 주도록 제도화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 차관은 이어 "일본 스시(초밥)이 세계적인 음식이 됐듯이 한국의 비빔밥과 사찰음식이 세계적인 음식이 될 수 있도록 관련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와 협의하겠다"면서 "한식세계화재단을 만들어서 홍보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곽 차관은 이미 지난달 30일 한류문화진흥단을 세우고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전통문화 재창조'를 위한 계획을 이르면 5월까지 마련하기 위해 각계 분야 전문가들이 논의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통과 역사를 바탕으로 한 '영웅', '명성황후'와 같은 국내 창작뮤지컬 아이디어들을 정부가 지원하도록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의 생활문화와 역사를 알리는 아카데미도 마련할 것"이라면서 "전통은 모든 것의 기본이자 뿌리"라고 강조했다. ◆한류,'굴뚝 없는 산업'에도 기여한다=곽 차관은 한류가 '굴뚝 없는 산업'인 '관광'에도 큰 효과를 내도록 할 방침이다. 이는 지난 3년간 연평균 100만명씩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해 연간 1000만명에 육박하는 관광객이 한국을 찾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곽 차관은 관광진흥을 위해 '숙박시설 확충'과 관광안내원(가이드) 고급화에 만전을 꾀할 방침이다. 곽 차관은 "지난해 일본 지진으로 염려가 되긴 했지만 일본인 300만명, 중국인 220만명 등 이웃국가의 관광객들이 대거 몰려와 숙박시설이 모자랄 정도였다"면서 "서울 도심의 오피스텔이나 러브호텔을 1박에 10만원대 수준인 중저가호텔 굿스테이(문화부 지정시설)와 이노스텔(민간우수시설) 등으로 대체하면서 확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곽 차관은 지난해 국회가 숙박시설확충특별법을 처리하도록 설득하는 데 앞장 섰다.이 법안의 통과로 2015년까지 호텔을 지을 때 건설자금 지원, 층수 및 용적률 완화 등 혜택을 얻는다. 그는 "이런 숙박시설관련 한시법은 지난 88올림픽, 2002년 월드컵 때도 있었다"면서 "관광객의 숙박문제 해결은 물론, 평창올림픽 이후 강원도의 관광이 지속적으로 살아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가이드 수급'과 관련해 곽 차관은 "자격증 없는 가이드들이 판을 치고, 사실과 다른 내용을 소개하거나 상품 판매 등 문제가 많다"고 전제하고 "시험과목을 줄이고 실전경험이 있는 이들에게 자격을 주고 가이드의 질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문화 일자리로 희망 줄 것" =문화부의 관광산업 진흥은 '일자리'로 연결된다. 곽 차관은 "문화예술분야에서 일자리를 만들면 희망과 미래를 줄 것"이라면서 "박물관과 도서관 개관시간을 늘리고 문화유산 해설사, 토요문화학교 강사 등 모두 합쳐 문화 일자리 수를 올 2만2000개로 꾸릴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문화예술분야에서 지난해보다 7000개 정도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나는 것이다. 문화부는 올해 일자리 창출 예산으로 1971억원을 책정해 놓았다. 이는 지난해보다 641억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영화산업 해외진출, 한류진흥, 애니메이션ㆍ만화ㆍ캐릭터 등 콘텐츠산업, 창작뮤지컬 지원, 전통한옥 체험, 문화관광해설사, 문화예술교육활성화, 게임산업 육성 등에 쓰일 예산이다. 곽 차관은 "우리나라의 노동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가장 길고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24시간 일하는 문화까지 생겼다"면서 "일자리 나누기(잡쉐어링)으로 가야 여가시간도 확보하고 문화와 관광이 발전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여러 측면에서 최대한 애써보려 한다"고 밝혔다. 곽영진 문화부 1차관 약력▲1957년 8월 9일생(음력)▲경상북도 청도 출신▲경북사대부고 졸업▲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 졸업▲미국 뉴욕주립대 대학원 졸업▲1996~2011 옛 문화관광부 문화산업정책과장, 예술국장, 문화산업국장,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 기획조정실장 역임▲2011.3~2011.11 대통령 문화체육비서관 ▲2011.11~현재 문화체육관광부1차관정리=오진희ㆍ성정은 기자 valere@오진희 기자 valere@성정은 기자 je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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