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20여년 동안 미술품 양도세를 반대해온 화랑계가 '조건부 수용'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대신 양도세 부과 대상 미술품을 6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올리고 10년 이상 보유하면 양도세 부과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연임된 표미선 한국화랑협회 회장은 2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양도세 대체 법안을 만드는데 힘을 쏟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화랑계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미술품 거래 양도세법에 대해 '미술시장 위축'을 이유로 시행연기나 폐지를 주장해왔다. 미술품 거래 양도세법은 작고한 작가의 작품 중 10년 미만 보유한 것 중 6000만원 이상인 작품에 20%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표 회장은 양도세법의 대체법안으로 "4월 총선 이후 새로 구성될 국회에 양도세 부과 대상 미술품을 종전 6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높이고, 10년 이상 보유하면 양도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법인이나 개인 수집가들이 미술품을 미술관에 기증할 시 구입금액의 60%까지 세금을 감면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인 조윤선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해 9월 발의한 법안의 내용이지만 관련 법안은 소위를 통과하지 못했다. 표 회장은 이르면 5월께 재발의 될 것이라고 전했다. 기업이 미술품을 구입할 경우 지금은 300만원까지만 비용처리해 주는데 미술관법은 기업이 미술관에 작품을 기증할 경우 작품 구매금액의 60%를 비용으로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같은 화랑계의 발표에 대해 미술시장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김순응 아트컴퍼니 대표는 "20여년 동안 화랑계가 양도세에 반대해 왔지만, 세금을 피해갈 수는 없는 것"이라면서 "화랑계 입장표명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이에 대한 지원책도 따라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세금이 걷힐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방안이 필요할 것이고, 더 중요한 것은 화랑계가 자율로 거래를 투명하게 하는 노력도 함께 가야 양도세가 정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최정표 아트밸류연구소 소장(건국대 교수)도 "일단 양도세 도입에 대한 화랑계의 입장이 진전된 것으로 보여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 "미술품 양도세 세수확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토지등기 처럼 미술품 거래 등록장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오진희 기자 valer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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