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자치위원회 주관해 3년째 사랑 나눔, 슬로푸드 알리는 마을공동체로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예부터 정월대보름 즈음이면 아낙네들은 장을 담갔다. 이 시기 기온이 낮기 때문에 세균 감염을 막을 뿐더러 숙성되는 과정에서 온도가 상승하기 때문에 장이 가장 맛있어지기 때문이다. 강동구(구청장 이해식) 강일동은 15일 오전 10~오후 1시 동네 주부들이 모여 장을 담근다. 이 날 참여하는 주부는 약 15명 정도로 메주를 씻는 일에서부터 소금물 만들기, 메주 띄우기 등을 알려주면 참여 주부들이 배우며 함께하는 행사다. 장담그기 지도는 박옥예 부녀회장(65·강일동)이 맡는다. 이 날은 간장을 담그고 50여 일이 지난 후에는 된장을, 또 2주가 지나서는 고추장을 담그는 순으로 장담그기는 이어진다.
장독대
이렇게 만든 장을 강동구에서 매월 마련하는 벼룩시장에서 판매하거나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준다. 판매 수익으로는 김장을 만들어 다시 이웃 사랑을 실천한다. 강일동 주민들의 이와 같은 ‘사랑의 장독대’ 활동을 지난 2010년부터 꾸준히 해 오고 있다. 2년 동안 150가구, 170 가구에 된장·간장과 김치를 전달했다.강일동 ‘사랑의 장독대’는 주민자치위원회 모임에서 아이디어를 낸 사업이다. 이웃돕기를 위한 일이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박 회장이 40년 된 자신의 장담그기 노하우를 활용해 보겠다고 자원했다. 장독 30여개를 사고 주민센터 옥상에 멋들어진 장독대를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회원들이 함께 슬로우푸드 체험장을 견학하며 맛있는 장담그기 비법을 배워오기도 했다. 도심에서 담그는 장이지만 만드는 방법은 전통 방식을 그대로 따른다. 박 회장은 장 담그기 좋은 물을 얻으러 강원도 인제까지 다녀온다. 올해도 160L 물을 받아왔다. 또 콩이 좋다는 곳을 수소문해 메주를 직접 맞춘다. 이번에는 콩 20말에 해당하는 메주를 주문했다. 박 회장은 “어려운 아이들이나 어르신들은 장을 나눠 주면 너무 좋아하신다. 이웃들에게 주는 것이니만큼 방부제를 쓰지 않은 몸에 좋은 음식을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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