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G2 권력 축이 바뀐다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박선미 기자]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질 올해 공교롭게도 '주요 2개국(G2)'으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에서 각각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고 전국대표대회가 열려 동시에 권력 교체기를 맞는다. 미국이 쫓기는 자라면 중국은 쫓는 자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허우적댔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은 현재로선 반반이다. 그가 연임하기 위해서는 경제회생 대책과 세계 최강국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비전이 필요하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를 틈타 세계 경제에서 오히려 영향력을 키운 중국의 경우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으로 권력 축이 이동할 게 확실하다. 시 부주석 중심의 중국 5세대 지도부는 세계 최강국으로 도약하는 꿈을 꿀 것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의 충돌은 불가피할 듯하다.
◆ 오바마 재선 가능성 50%= 미국은 법적으로 11월 첫째 월요일이 포함된 주의 화요일에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 따라서 올해 대통령 선거일은 11월6일이다. 그러나 올해 대선은 무관심 속에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바닥을 기고 있지만 4년 전과 달리 공화당에서 뚜렷한 인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지난달 14일 공개된 월스트리트저널(WSJ), NBC 공동 설문 결과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43%였다. 공화당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45%로 집계됐다. 대선이 코앞에 다가온 시점에서 이렇게 낮은 지지율로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은 로널드 레이건뿐이다. WSJ는 오바마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에게 대통령 후보 자리를 양위해야 한다는 칼럼을 실었을 정도다.오바마 대통령은 특정 공화당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지지율이 뒤진다. 그러나 막상 양자 대결로 가면 공화당 후보들에게 모두 이기는 것으로 나온다. 본선 경쟁력이 있다는 뜻이다.공화당에서는 뚜렷하게 부각되는 후보가 아직 없다. 지난해 8월 미국 아이오와주 공화당 후보 모의투표에서 미셸 바크먼 미네소타주 하원의원이 돌풍을 일으켰으나 곧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가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선두권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페리는 잦은 말실수로 이내 지지율을 끌어내리고 말았다.같은 해 10월 들어서는 피자 체인 라스트 갓 파더 피자의 최고경영자(CEO)인 허먼 케인이 급부상했으나 성추문 의혹이 불거지면서 낙마했다. 최근에는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주목 받고 있지만 조강지처를 버리고 재혼한 뒤 다시 여직원과 '불장난'을 하는 등 잇따른 이혼과 외도로 도덕성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애초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로 꼽혔던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꾸준히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리얼 클리어 폴리틱스가 지난달 23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 후보 중 깅리치와 롬니가 각각 27.8%, 24.4%의 지지율로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어 론 폴 텍사스 하원의원이 12.6%,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릭 페리와 미셸 바크먼이 6% 대의 낮은 지지율에 머물렀다.그러나 깅리치는 오바마와의 양자 대결에서는 41.3%의 지지율로 오바마의 50.3%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2위인 롬니가 본선 경쟁력은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바마와 롬니의 양자 대결에서는 오바마의 지지율이 44%, 롬니가 41%를 기록했다. 정권 교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4년 전 대선에서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버락 오바마)과 여성 대통령(힐러리 클린턴) 후보 간의 경쟁으로 언론으로부터 주목 받았다.상대적으로 이번 공화당 경선은 크게 주목 받지 못하고 있다. 경제위기로 정치에 대한 불신감이 높아졌고 뚜렷한 인물도 없기 때문이다.공화당은 3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기점으로 수개월에 걸친 경선 일정에 돌입한다. 오하이오 프라이머리, 매사추세츠 프라이머리 등 10개 주가 한꺼번에 경선을 실시하는 슈퍼 화요일은 3월6일이다. 공화당은 6월26일 유타주 프라이머리를 마지막으로 경선 일정을 마무리한다.민주당은 9월3~6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롯의 전당대회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공식 추대할 듯하다.◆ 10월, 시 주석-리 총리 '바통' 확실시= 올해 중국을 비롯해 홍콩ㆍ대만 등 중화권에서 일제히 지도부가 교체된다.중국은 오는 10월 베이징에서 제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열어 차기 지도부 선출에 나선다. 공산당 지도부는 국가주석, 총리, 상무위원 7명 등 총 9명이다. 4세대 지도부인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뒤를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상무부총리가 각각 이을 것이 확실하다. 시 부주석, 리 부총리는 2010년 하반기 활발한 대내외 활동으로 '후 주석-원 총리' 체제의 바통을 이어 받는 준비 작업에 나선 바 있다.주석과 총리를 제외한 7명의 상무위원 후보로는 왕치산(王岐山) 부총리, 위정성(兪正聲) 상하이시 당서기, 류윈산(劉雲山) 당 중앙선전부장, 리위안차오(李源潮) 당 중앙조직부장, 장더장(張德江) 부총리, 왕양(汪洋) 광둥성 서기, 보시라이(薄熙來) 충칭시 서기, 장가오리(張高麗) 톈진시 서기, 멍젠주(孟建柱) 공안부장을 꼽을 수 있다.이들은 하나의 당으로 묶여 있지만 출신과 성장배경에 따라 후 주석이 이끄는 공산주의청년단(共靑團), 당 원로 자제들로 구성된 태자당(太子黨),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 계열의 상하이방(上海幇) 등 세 파벌로 나뉘어 있다.5세대 지도부 최고위직에 태자당 출신인 시 부주석이 내정돼 있는 만큼 권력구도가 태자당에 쏠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태자당의 일거수일투족이 중국 언론으로부터 집중적으로 조명 받는 것은 이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시 부주석의 아버지는 공산혁명의 원로인 시중쉰(習仲勳·1913~ 2002)이다.한편 대만에서는 오는 14일 총통 선거와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가 동시에 치러진다. 신임 총통은 5월20일 공식 취임한다. 대만은 재선에 도전하는 국민당 소속 마잉주(馬英九) 총통과 대만 사상 첫 여성 총통에 도전하는 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 후보가 대격돌을 앞둔 상황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대만 경제를 비교적 잘 이끌었다고 호평 받아 재선 가능성이 높았던 마 총통은 최근 차이 후보에게 지지율이 밀리면서 두 후보 간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두 후보는 대(對)중국 관계에서 가장 큰 견해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마 총통은 임기 중 활발한 대본토 경제교류로 대만의 경제성장에 도움이 된 '친중정책'을 펼쳤다. 그러나 차이 후보는 대만 경제가 중국에 종속될 수 있다며 중국과 거리를 둬야 한다고 주장한다.홍콩에서는 도널드 창 행정장관의 임기가 6월 만료된다. 따라서 3월25일 행정장관 선거가 치러진다. 이번 선거에서는 헨리 탕 전 홍콩 특구 정무사장(총리격)과 렁춘잉 전 행정회의 소집인이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박병희 기자 nut@박선미 기자 psm82@<ⓒ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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