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어디까지 왔나

남은 음식 싸가기 찬기 보급운동 확산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환경부(장관 유영숙)는 얼마 전 흥미로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한 해 동안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를 탄소량으로 환산한 결과였는데, 그 수치는 놀라웠다. 음식물 쓰레기로 한 해 배출되는 탄소량이 자그마치 885만 톤이나 됐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승용차의 18%가 내뿜는 탄소량이며, 소나무 18억 그루가 흡수해야 하는 막대한 양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고농도의 음식물 폐수(이하 음폐수)는 수질과 토양으로 흘러들어가 각종 환경 문제를 유발한다. 음폐수의 해양배출이 금지되는 2013년부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하루 3000톤이상 발생하는 음폐수를 전량 육상방류로 전환하면서 음식물쓰레기 처리 대란이 올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환경부는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를 도입해 내년부터 전국 144개 지자체에 전면 시행한다. 발생량을 줄이자는 취지다. 과거 음식물 쓰레기 정책이 '사후관리'에 집중했다면, 이제 '발생 억제'를 통해 근본적인 해결방법을 찾겠다는 것이다. ◆종량제(從量制)… 문제는 배출량= '버린만큼 낸다'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를 한 마디로 설명하면 이렇다. 많이 버리면 많이 내고, 적게 버리면 적게 내자는 것이다. 그동안 배출량에 상관없이 똑같은 수수료를 내야 했다면 앞으로는 많이 버리는 배출자는 버리는 양에 비례해 더 많은 수수료를 내게 된다. ◆RFID, 칩(스티커), 봉투 방식 등 도입= 종량제는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종량제 유형은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방식, 칩(스티커)방식, 봉투 방식이 있다. 이와 같은 종량제 유형은 지자체 여건에 따라 선택적으로 정해진다. 가장 쉽게 도입할 수 있는 방식이 배출자가 직접 구매한 칩(스티커) 또는 전용봉투를 통해 배출하는 방식이다. 현재로선 RFID 방식이 발생량을 줄이는 데 가장 효과적으로 평가받는다. 배출하는 사람마다 버린 양(무게)을 계량해 정확한 요금을 내기 때문에 음식물쓰레기 감량 효과가 가장 높다. 환경부는 RFID 수거 시스템 확산을 위해 지난해 7개 지자체에 RFID 방식을 시범 실시했다. 올해는 서울 금천구, 전북 익산 등 전국 10개 지자체로 확대 시행한다. RFID 방식은 배출 정보를 무선으로 관리하는 무선정보 인식장치를 이용한다. RFID 기반으로 배출자와 배출량 추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RFID 방식은 전북 전주시의 사례로 그 효과가 검증됐다. 음식물 쓰레기가 전국 평균보다 20% 이상 많이 나오는 전주시는 RFID 시스템을 이용해 실제 배출량(kg)에 따라 수거 수수료를 차등부과하고 있다. RFID 시스템은 2007년 공동 주택부터 차례로 추진해 2009년 4월에는 모든 지역에 도입해 음식물 쓰레기량이 전년보다 무려 12%나 줄어드는 성과를 봤다. 시스템 도입을 위한 초기 투자 비용은 13억원이지만, 처리비용이 한해 11억원이 절감되고 있어 내년부터 순편익을 기대하고 있다. 종량제는 발생 자체를 획기적으로 저감하고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정책적 지속성이 높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와 더불어 발생원별 맞춤형 저감 전략도 세워졌다. 구내식당, 집단급식소, 대형 음식점 등 각 사업장의 특색에 맞는 맞춤형 감량 대책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한식은 호불호에 따라 남기는 음식이 생길 수 밖에 없다. 환경부는 음식점을 대상으로 남은 음식을 싸가지고 가는 '찬기 보급 운동'을 펼치고 있다. 남은 음식을 식당에서 제공하는 찬기에 담아 집으로 가져오는 것이다. 춘천시는 지난해 음식점마다 찬기제공으로 음식점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34%나 줄였다. 조유진 기자 tin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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