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외국계 대형 투자은행들간에도 내년 한국 증시에 시각에 미묘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의 투자은행들이 내년 코스피지수 전망치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투자선호도면에서는 '호불호'가 갈리고 있는 것.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를 가장 좋게 보고 있는 외국계 투자은행은 크레디스위스다. 크레디스위스는 이달초 내놓은 아시아시장 투자전략보고서에서 잠재력을 가장 높은 시장으로 한국을 꼽았다. '투자 확대' 의견을 제시하며 중국, 싱가포르, 홍콩보다도 투자가치가 높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크레디스위스는 인도, 대만,말레이시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세계 경제 불안 위험이 확대되고 있음을 감안해 내년 코스피 전망범위 상단을 기존 2300에서 2170으로 하향 제시하면서도 여전히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 셈이다.크레디스위스는 "한국 주식시장에 부정적 요인이 남아있지만 내년 하반기에는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며, 따라서 내년 상반기는 하반기를 대비해 대형주 비중을 높일 기회"라고 밝혔다.모건스탠리는 부정적인 시각이다. 이미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비중확대'에서 '시장평균'으로 낮춰 잡았다. 한국 기업들의 가치가 다른 시장에 비해 고평가되어 있다는 이유에서다. 모건스탠리는 터키, 대만, 중국, 러시아, 브라질 등 20개 신흥시장 가운데 한국 시장의 매력은 11위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종전 5위에서 대폭 떨어졌다. 우리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MSCI 신흥시장 소속 다른 국가들에 비해 가파르게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IT와 금융 업종의 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 추세에 주목했다.모건스탠리는 "한국증시는 올 들어 신흥시장을 8.9% 웃도는 강세를 보였는데, 이로써 한국증시에 반영됐던 디스카운트도 이제는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대지진 피해를 입었던 일본이 공급능력을 복구하면서 한국 수출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도 언급했다.골드만삭스는 중간지점에 있다. 이들은 한국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하며 관망하는 입장이다. 골드만삭스는 한국주식이 비싸지는 않지만 세계경기와의 연관성이 큰 단점이 있음을 지적하며 내년 코스피 전망 범위를 1800~2400으로 비교적 넓게 제시한 상태다. 한국증시에 대한 전망이 다르다 보니 선호 업종과 종목도 대비되고 있다. 특히 IT주에 대한 시각차가 컸다. 크레디스위스는 IT와 소비 관련주를 선호업종으로 꼽았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차, 현대모비스, LG화학, 엔씨소프트, 현대홈쇼핑, 현대백화점, LG디스플레이, 신한지주를 추천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IT와 소비재에 방점을 찍었다. 삼성전자, 삼성화재, 아모레퍼시픽 등을 추천했다. 반면, 모건스탠리는 IT주보다는 소비재에 집중한 모습이다. 삼성중공업, 이마트, 오리온, KT&G, SK C&C, LG, 신한지주가 추천리스트에 올랐다.백종민 기자 cinq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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