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보톡스를 생각하면, 턱의 근육을 줄여주거나 주름을 펴는 정도의 약물주사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염연히 따지자면, 이것은 오프라벨(Off-Label)이다. 오프라벨은 의사의 임상 혹은 경험적인 판단에 따라 환자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의약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말하는데, 보톡스가 턱의 근육을 줄여주는 것이 이 같은 경우에 해당한다. 원래 1989년 미국에서 사시치료의 용도로 허가를 받았기 때문이다.최근 논란이 되었던 PPC주사제도 비슷한 경우, 즉 오프라벨이다. 원래 용도가 지방간 및 간성혼수 치료제로 승인을 받은 PPC는 지방분해에 대한 효과를 보이면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케이스다. 그럼 같은 오프라벨의 목적에서 보톡스는 되고, PPC는 안 되는 이유가 뭘까? 핵심적인 이유는 개발 및 임상에 따른 비용과 시간이다.
톡신(toxin) 제제의 보톡스는 민간인이 취급하거나 개발에 참여하기는 어렵지만, PPC는 비교적 천연물질에 가까워 타사에서의 ‘모방개발’이 쉬울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즉, 어렵게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개발하더라도, 개발 이후 정부 등 공공부처의 보호정책이 없다면 다른 제품에 비해 시장 경쟁력에서 뒤쳐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PPC가 지방분해에 대한 효과를 보이고 있음에도, 보톡스처럼 임상에 막대한 투자를 하지 못한 것이 지금의 이유가 될 수 있겠다. 다음으로는 시간이다. 시간은 비용이 투자가 됐다고 하더라도 미용에 관한 승인을 받기란 어렵다. 실제로 미국의 키세라의 지방분해주사 역시 판매에 근접하여, 현재 3상이 시작됐지만, 2014년이어야 비로소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PPC는 현재 FDA에서는 3상, 국내 KFDA에서는 2상이 진행 중이며, 곧 임상이 마무리 지어질 예정이다. 그렇다고 해서 임상이 끝날 때까지 PPC를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임상은 PPC의 지방분해에 대한 효과적인 측면에서 이뤄지는 것이고, 처음 언급한 것처럼 PPC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오프라벨은 합법적이라는 것이다. 보톡스 역시 주름용도로 허가 받기까지가 12년이 걸렸으며, 그 사이에도 무수히 많은 오프라벨이 있었다. 그렇기에 보톡스의 사례와 비슷한 과정을 밝고 있는 PPC 역시 차별화된 시선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옳지 않다. 많은 개원의들은 편견을 버리고, 과학적인 근거로 진행하는 시술에 대해서는 학술적 발전을 위해서라도 보호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한편 PPC는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지방분해 목적으로 발표된 논문이 50여 편에 이르며, 그간에도 70여 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네트워크 리폴리시스(Network-lipolysis)'에서 전문적으로 학술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 박승규 기자 mai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박승규 기자 mail@<ⓒ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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