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아파트 경매, 줄줄이 반값 낙찰
경매에 나왔지만 수요를 찾지 못하고 있는 한 대형아파트의 전경.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수도권 대형아파트의 굴욕이 시작됐다. 하우스푸어의 자금 상환능력 부재로 경매에 붙여진 수도권 대형아파트가 유찰을 거듭해 반값에 낙찰되고 있다. ◇대형아파트 반값 대거 낙찰= 3일 부동산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이 80%를 넘지 못했다. 강남 3구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격 비율)은 9월 80.6%에서 10월 77.9%로 낮아졌다. 응찰자수도 7.7명에서 4.9명으로 줄었다. 2008년 10월, 2010년 5월에 이은 세 번째 침체기가 도래한 것으로 지지옥션 측은 분석한다.
수도권에 위치한 한 대형아파트의 내부구조도. 방이 5개이며 욕실이 3개이며 드레스룸만 2개다.
경기 김포시 풍무동 759 유현마을 217동 901호 84평형(전용 218㎡)은 감정가 7억5000만원에서 3억6750만원까지 추락했다. 낙찰가는 3억89000만원으로 감정가 대비 52% 수준에 집을 마련했다. 현재 이 아파트 84평형의 시세는 6억5000~5억6000만원 사이다. 아파트내 방이 5개이며 드레스룸과 화장실이 각각 3개씩 배치돼 있다. 경기 파주시 교하읍 와동리 교하1차 월드메르디앙 901호 48평형(127㎡)은 감정가 4억2000만원에 경매에 붙여졌지만 2억2644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 대비 절반을 조금 넘는 가격에 낙찰된 셈이다. 시세는 4억1000만원~3억2000만원 사이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용인 수지구 죽전동 223-1 벽산빌라트 52평형(174㎡)은 3억5820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 6억원에 3억720만원까지 최저매각가격이 형성됐던 물건으로 낙찰가는 감정가 대비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경기 고양 덕양구 화정동 은빛마을 49평형(135㎡)은 감정가 5억5000만원에 49%인 2억69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3억2638만원에 낙찰됐다. 파주 연풍리 광모닝스카이 37평형(121㎡)은 감정가 3억2000만원에서 1억5680만원까지 최저 매각가격이 맞춰졌다가 1억7600만원에 낙찰됐다. 3.3㎡당 500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내 집을 마련한 셈이다. ◇대형의 굴욕 이제 시작= 경기 침체로 인한 이같은 대형아파트의 몰락은 끝이 아니다. 아직 경매 법정에는 이같은 물건이 비일비재한 상황이다.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꺼려하면서 상황은 계속될 전망이다. 김포 풍무동 양도마을 서해그랑블 52평형(135㎡)은 감정가 3억3000만원에서 1억6170만원까지 최저매각가격이 추락해 경매된다. 1억6000만원 이후 가격으로 입찰해 낙찰받으면 50평이 넘는 아파트가 내 집이 된다는 뜻이다. 용인 기흥 공세동 호수청구 32평형(85㎡)은 2억5000만원에 감정가가 맞춰졌으나 1억원이 떨어진 가격에 12월8일 경매된다. 용인 고매동 기흥동아 67평형(220㎡)도 6억원에서 2억4576만원까지 떨어진 상태에서 12월6일 집주인을 찾는다. 신갈저수지와 경부고속도로를 옆에 둔 고급빌라형 저층 아파트로 이번 경매에서 낙찰될지 아니면 한 번 더 유찰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푸른마을 48평형(131㎡)도 감정가는 8억5000만원이나 5억4400만원까지 유찰됐다. 감정가 대비 64% 가격으로 이 가격과 시세 사이에 간극을 잘 조절해 입찰한다면 저렴한 가격에 대형아파트를 소유할 수 있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중소형에 상대적으로 사람이 몰리는 반면 대형은 찾는 사람이 없다"며 "정부의 제도적인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주택 경기가 좋아지지 않는 한, 경매시장의 성향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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