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휴대전화에서 14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내며 LG전자가 3분기 만에 319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그러나 TV를 담당하는 HE 및 생활가전 생산판매를 하는 HA사업부는 전분기대비 흑자확대로 선방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작년에 -5%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던 에어컨 사업부(AE)는 소폭(14억원)이지만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가지 공개된 비밀(?)이 있다. 올 들어 독립사업부로 분리된 파트로 인해 일종의 '착시현상'이 발생한 것이다.27일 LG전자에 따르면 올 하반기 구본준 부회장은 기존 HA사업부내에 있는 냉장고 컴프레서와 세탁기 모터 사업부, 그리고 AE본부내의 에어컨 컴프레서 사업부를 독립 사업부인 에너지부품사업부로 이관했다. 또 AE본부에서는 솔라(태양광)사업부를 독립사업부로 분리했다. 이들 파트는 시설 및 연구개발(R&D)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로 하는 특성상 사업부내 실적을 까먹는 파트였다.이에 따라 구 부회장은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부분은 독립사업부 및 CEO직속으로 배치했다. 일선 사업부의 영업실적을 투명하게 처리하자는 취지였다.LG전자가 별도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독립사업부를 포함한 기타계열사 및 내부거래 등으로 이뤄진 올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와 비슷한 1조659억원이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657억원으로 2분기 31억원 흑자에서 큰 폭의 적자로 돌아섰다. 분기별로 이 부문이 적자를 기록하기는 작년 4분기 -78억원 이후 처음이자 최대치다. 만약 독립사업파트의 실적이 각 사업부로 반영됐을 경우 AE사업부는 적자, HA사업부는 영업이익 축소가 불가피했을 가능성이 높다.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속적인 장기투자가 필요한 파트를 기존 사업부 내에서 분리시킴에 따라 스마트폰을 제외한 다른 부문의 영업이익이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같은 조치는 LG전자가 시장으로부터 제품경쟁력 및 실적을 객관적으로 평가받는데 일정부분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다만, 이 같은 R&D·시설투자와 제품생산·판매의 분리에도 불구하고 LG전자가 실적개선을 위해서는 스마트폰 사업의 시장안착이 가장 중요하다는 데 이견은 없다.LG전자 관계자는 "장기투자 프로젝트 파트는 독립사업부로 CEO 직속조직화하면서 다른 사업부의 실적부담은 다소 가벼워졌지만 MC사업부는 기존과 같은 사업구조를 고스란히 가져가야 한다는 점에서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특히 LG전자 총 매출 중 단말기 관련 매출비중은 작년 1분기에 24%에 육박했지만 올 3분기에는 20.8%로 급격히 낮아지며 단지 수익성이 아니라 판매량 자체에서도 상당히 심각한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다른 사업부는 선방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사업부내 업무재편 등을 했지만 MC사업부는 사실상 이 같은 조치가 불가능하다"며 "근본적인 제품 경쟁력을 높여 1~2년 내 쵸콜릿폰과 같은 히트상품을 출시해야 회사 전체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박성호 기자 vicman1203@<ⓒ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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