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한번 2011.11.11 '데이 상술' 기승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올해가 천년에 한번 오는 밀레니엄 빼빼로데이?'제과업계가 올해 숫자 '11'이 세 번 겹치는 2011년 11월11일을 '천년에 단 하루뿐이자 평생에 한 번밖에 찾아오지 않는 특별한 날'이라고 내세우며 소비자를 현혹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업체들이 초등학생부터 젊은층에 이르기까지 마치 이날 빼빼로를 준비하지 않으면 '지구인'이 아닌 '화성인'이 되는 것처럼 몰아가는 양상에 대해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오로지 판매에만 치중하는 지나친 상술이라는 것.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자사 제품인 빼빼로를 내세워 '빼빼로데이'라는 데이마케팅을 시작한 롯데제과는 올해를 '밀레니엄 빼빼로데이'로 정하고 최근 TV 광고를 봇물처럼 쏟아내면서 시청자들에게 2011년 11월 11일을 특별한 날로 못 박는데 혈안이 되고 있다. 이번 광고의 컨셉트는 '천년의 단 하루! 밀레니엄 빼빼로데이'다. 이 광고는 2011년 11월 11일 천년에 단 하루인 밀레니엄 빼빼로데이를 앞두고 운명 같은 인연을 찾기 위해 안테나를 세운다는 내용으로 제작됐다. 이와 함께 롯데제과는 서울, 인천, 대전, 대구, 부산, 광주 등 전국 6개 도시에 설치된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은 후 홈페이지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20돈 짜리 황금 빼빼로 등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롯데제과는 올해 빼빼로 매출이 지난해 780억원에서 10% 이상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특정한 날짜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 연관된 제품을 홍보하는 데이마케팅 전략은 이미 활성화된 지 오래다. 하지만 천년에 한번 오는 날이라며 이날을 놓치면 천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소비자들에게 제품 구매를 강요하는 것은 실소마저 자아낼 정도. 재미로 지나칠 사안을 막대한 광고비를 쏟아 부으며 '국가적 기념일'인양 모양새를 만들어가는 제과업체의 상술은 모럴 해저드라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 박재구 한국소비자원 거래조사과 팀장은 "이 같은 전략이 매출을 활성화하기 위한 업체들의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과소비를 조장시킨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면서 "특정 상품을 홍보하기 위한 의미 없는 기념일이 난무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가 요구된다"고 말했다.아이디 'jkl****'를 쓰는 한 네티즌은 "TV에서 보니 밀레니엄 빼빼로데이라고 광고하던데 그럼 2111년 11월 11일은 슈퍼울트라 밀레니엄 빼빼로데이냐"며 "소비자들을 낚기 위해 별 상술이 다 등장한다"고 말했다. 아이디 'dart******'는 "아무리 마케팅 차원에서 의미 부여를 한다고 해도 너무한 것 같다"고 말했다.하지만 이 같은 비판에도 자녀를 둔 부모들은 가격도 제대로 표기돼 있지 않아 부르는 게 값인 빼빼로 제품을 사주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초등학교 3학년 딸을 둔 임미정(37) 씨는 "지난해에도 아이가 빼빼로를 준비하지 않으면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한다고 해 어쩔 수 없이 사줬다"면서 "이때만 되면 제품 가격이 껑충 뛰는데 올해도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말했다.조강욱 기자 jomaro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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