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특허소송에 휘말린 삼성전자가 독일, 네덜란드에 이어 어제 호주에서까지 3연패한 가운데 LG전자가 무디스로부터 신용등급 강등 조치를 당했다. 양대 전자업체가 동시에 역풍을 만난 것이다. 전자는 자동차와 더불어 주된 수출산업이어서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상황이다. 4월에 시작된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분쟁은 확전되는 양상을 보이며 현재 10개국에서 30여건의 관련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의 소송 결과를 보면 애플이 우세하다. 독일과 호주에서는 법원이 삼성의 태블릿PC 제품인 갤럭시탭 10.1에 대한 애플의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삼성은 이 두 나라에서는 갤럭시탭 10.1을 판매할 수 없게 되어 이것만으로 당장 1억달러의 손실이 예상된다. 애플은 삼성의 스마트폰 제품인 갤럭시에 대해서도 여러 나라에서 특허소송을 걸어놓았다. 게다가 자사 제품인 아이폰에 대한 삼성의 맞불 특허소송에 대응해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 삼성이 주장하는 특허권을 무효화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퀄컴이 공급하는 칩셋의 기술에 대해서는 삼성이 특허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별도로 미국 새너제이 법원은 조만간 삼성 제품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런 와중에 무디스가 어제 LG전자의 신용등급(Baa2) 유지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전망의 조정이라지만 사실상 신용등급 강등이다. 그 이유로 무디스는 LG의 휴대폰 사업 부문 경쟁력이 약화된 점과 세계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휴대폰 이외 사업 부문의 영업실적이 단기에 개선되기 어렵다는 점을 들었다. LG가 최근 역점을 두고 있는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과 3D TV 사업에 대해서도 '성과가 현실화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 회사는 이런 역풍으로 큰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삼성전자는 애플과 끝장소송 불사를 외치면서 배후의 타협 가능성도 저울질하고 있다. 시장의 예상을 넘어서는 3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해 건재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LG전자도 무디스의 조치에 대해 '경고 단계여서 아직은 괜찮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역풍이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는 않다. 두 회사의 현명한 대응을 기대한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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