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애플에 반전 노린다

삼성電, 애플 공세 수위 높여…'반도체' 경쟁력 자신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삼성전자가 네덜란드에서 애플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대한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며 특허전쟁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금까지 수동적으로 대처한 것과 달리 오는 10월 초 아이폰5가 출시될 경우 신제품에 대한 가처분 신청에도 나서며 본격적인 공세에 나설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지방법원에 애플의 아이폰3GS, 아이폰4, 아이패드, 아이패드2 등이 자사 특허를 무단 침해 했다며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에 나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동안 애플과의 소송에서 수동적인 입장을 취했지만 더이상 그럴 필요가 없게 됐다"면서 "할 수 있는 방법은 모두 동원해서 특허전에 전면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주장하고 있는 특허 권리는 3세대(3G) 이동통신에서 무선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로 총 4건이다. 삼성전자가 지금까지 애플과의 특허 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다고 여겨왔던 가장 강력한 무기를 꺼낸 것이다. 특히 특허 본안 소송과 별도로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공세의 수위를 한단계 높인 것이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더해 10월 초 출시되는 아이폰5에도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에 나설 계획이다. 애플이 갤럭시탭10.1 출시 직전에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신제품들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애플의 사업구조상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애플과의 소송에서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스마트폰 시장에선 애플과 경쟁자 입장이지만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등 부품면에서는 애플이 최대 고객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애플의 주력제품인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에어는 모두 반도체를 저장장치로 이용한다. 최근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를 20나노 공정에서 생산하기 시작했다. 경쟁사들은 아직 이전 단계인 40나노, 30나노에 머무르고 있어 가격 경쟁력서도 우위에 서 있다. 애플은 삼성전자와의 소송이 이어지며 반도체와 중앙처리장치(CPU) 공급선을 삼성전자에서 대만 등지로 바꾸고 있다. 하지만 수율이 문제다. LG전자가 롱텀에볼루션(LTE) 칩셋을 만들며 삼성전자에 위탁 생산할 정도로 삼성전자는 높은 수율과 품질을 자랑하고 있다. 결국 애플 역시 더 많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북에어 등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애플은 아이폰5를 출시하면서 프리미엄급 제품과 저가형 제품을 동시에 내 놓을 전망이다. 수량을 본격화 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삼성전자와 손을 잡지 않을 경우 반도체와 CPU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크게 손해 볼 것은 없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폰의 위상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폰의 비중이 늘어날수록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역할도 본격화된다. 삼성전자가 애플에 대해 총 공세에 나설 수 있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애플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인 까닭은 반도체에서의 차별화된 경쟁력에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애플이 삼성전자와 완전히 결별한다면 그에 대한 손해도 크기 때문에 누가 먼저 특허 소송에서 손을 드는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2부 명진규 기자 aeon@ⓒ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